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관변ㆍ보수단체에만 주는 '경북여성상'… 양성평등 취지 무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관변ㆍ보수단체에만 주는 '경북여성상'… 양성평등 취지 무색

입력
2020.09.03 16:54
수정
2020.09.04 08:47
0 0

"여성은 봉사자 인식"? 머물러" 비판수상자 공적 대부분이 '봉사' '지원' 경력 빼곡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3일 도지사실에서 경북여성상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3일 도지사실에서 경북여성상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북도가 양성평등 문화확산을 명목으로 매년 선정하는 경북도 여성상 대상자가 대부분 보수 성향의 관변단체 회원이어서 상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도에 따르면 3일 도지사 접견실에서 열린 제14회 경북여성상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경북여성' '여성복지' '양성평등' 등 3개 부문 9명이 상을 받았다.

'올해의 경북여성'에는 민족시인 이육사 선생 외동딸인 이옥비 이육사추모사업회 상임이사가 선정됐고, 여성복지 부문에는 여성단체협의회 2명과 바르게살기운동 협의회, 아이코리아 지회, 한국자유총연맹 지부 등의 시군 여성회장을 맡고 있는 5명이다. 양성평등 부문에는 전 구미시여성단체협의 회장, 경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담당, 경북북부 해바라기센터 상담사 등 3명이다.

이육사추모사업회를 제외한 단체는 모두 지역대표 보수단체 및 기관이고 아이코리아는 새새대육영회와 한국어린이육영회가 전신이며, 해바라기센터는 경찰 협력 단체이다.

특정 이념단체 구성원인 점 외에도 수상 공적도 대부분 봉사활동, 지원사업 등이어서 전통적 여성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녀회 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을 꾸준히 했다거나 어려운 청소년 장학금지원사업, 경로당 봉사, 암 투병 중 봉사활동, 취약계층 코로나 마스크 지원, 양성평등 토론회 개최 등이 공적이다. 성폭력 모니터링 강화, 성폭력 피해 상담 등 직업과 연관된 일도 공적으로 내세웠다.

김영선(민주당) 경북도의원은 "시대가 바뀌어가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여성의 역할을 봉사자로 인식하는 것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기존 관변단체를 넘어 진보적 성향의 여성단체와도 협력하면서 동반성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여성상 수상자도 아이코리아, 여성단체협의회, 한국부인회 등 단체 회장 6명을 선정하는 등 매년 시군별 보수단체 여성대표를 돌아가며 수여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금박은주 포항여성회 대표는"지금까지 상을 충분히 받을 만했기에 받았겠지만 선정과정이나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해서 이 상을 받는 것이 경북 여성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러이 되도록 권위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보 추천도 다양한 분야 여러 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견해도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수상 후보자를 시장 군수 또는 기관과 단체에서 추천을 받아 관련 명망가 7명으로 구성된 경북도여성상공적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