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차 뒤집히고 부산에선 출혈사 발생?
곳곳에서 정전 잇따라… 열차 운행 중단도 속출
오전 6시 동해로 빠져나가…?하이선, 7일 상륙
제8호 태풍 '바비'보다 강했던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와 남쪽 지방에 큰 피해를 줬다. 마이삭은 3일 영남권 등 동쪽 지방을 관통한 뒤 오전 6시쯤 동해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역대 최악의 태풍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마이삭은 한반도에 근접하자마자 제주에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가 넘는 강풍과 1,000㎜의 물폭탄을 떨어뜨렸다. 남해안에는 대규모 정전과 단수, 침수 등 큰 피해를 냈다.
이날 오전 1시쯤 경남 거제와 통영을 거쳐 오전 2시 20분쯤 부산에 상륙한 마이삭은 순산 초속 46.6m의 강한 비바람을 뿌렸다. 이로 인해 통영과 창원 등 8개 시군에서 1만5,014가구가 정전됐다. 시설물 붕괴와 가로수가 뽑혀 나가는 등 경남창원소방본부에는 100건 이상의 태풍 신고가 들어왔다. 창원시 진해구 용원어시장 일대는 바닷물이 넘쳐 물에 잠겼다.
부산에서는 태풍 피해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오전 1시 35분쯤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던 중 강풍으로 창문이 깨졌다. A씨는 손목이 베이면서 많은 피를 흘렸고,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약 30분 뒤 숨졌다. 오전 0시쯤 부산 동구 도심하천인 동천에 40대 여성이 빠졌다가 119구조대원에게 구조됐고, 2일 밤에는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50대 남성이 강풍이 깨진 유리 조각을 맞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과 경남 거제 연결 도로인 거가대교를 비롯해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 등 25곳의 교량이나 도로가 통제됐다. 강풍으로 3,874가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열차 운행 중단도 잇따랐다. 코레일은 이날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하고,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을 중단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제주에서는 차가 뒤집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구좌읍 행원리에선 강한 바람에 미니쿠퍼 차량 1대가 전복됐고, 서귀포시 서호동에는 가로수가 쓰러져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순식간에 100㎜가 넘는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강풍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제주도 전역에서 3만6,000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마이삭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까지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25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강원 영동과 경북은 100∼200㎜, 중부지방과 전북 서해안은 50∼100㎜, 전라도와 경남은 20∼60㎜,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지방, 제주도 산지는 5㎜ 정도의 비가 내린다. 마이삭은 이날 저녁 북한 청진 북서쪽 부근 육상에서 점차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선이 북상하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하이선은 7일 경남에 상륙해 한반도를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보다 먼저 지날 것으로 관측되는 일본에선 벌써부터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길 태풍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5,0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이재민을 냈던 1959년 '베라'와 맞먹는 규모로 예상한다. 하이선은 현재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 부근에서 중심기압 985hPa 상태로 시간당 15㎞ 속도로 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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