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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의원 툭 치며 "끼어들지 마”… 김태흠 오버에 운영위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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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의원 툭 치며 "끼어들지 마”… 김태흠 오버에 운영위 파행

입력
2020.09.02 19:30
수정
2020.09.03 20:29
0 0

김진애 “내가 여성 아니면 절대 못했을 것”
김태흠 “인기척하려던 의도… 불쾌했다면 사과”

2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의 '손가락 접촉' 행동에 대한 공방으로 한때 파행했다. 왼쪽 사진은 김태흠 의원이 지난달 20일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오른쪽 사진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7월 국회 의원회관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오대근 기자. 뉴스1

2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의 '손가락 접촉' 행동에 대한 공방으로 한때 파행했다. 왼쪽 사진은 김태흠 의원이 지난달 20일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오른쪽 사진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7월 국회 의원회관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오대근 기자. 뉴스1


“다른 의원 질의 도중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제 뒤로 와서 ‘끼어들지마’ 하며 등을 쳤습니다. 아직도 불쾌한 얼얼함이 남아 있습니다. 어디 손을 댑니까.”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2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유발한 ‘신체접촉’ 공방으로 한때 파행했다. 김태흠 의원은 자신의 발언 시간에 방해를 받은 일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자리로 이동해, 등에 손을 대 범여권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발단은 ‘끼어들기 언쟁’이었다. 이날 김태흠 의원은 자신의 질의 시간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문재인 정부의 국무위원 인사의 적절성 등을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김진애 의원이 무언가를 말하려 하자 김태흠 의원은 “끼어들지 마세요, 초선이…”라고 말하며 발언 시간 방해에 항의했다. 김진애 의원은 재선이다.

사건은 다음 순서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 질의 시간 중 벌어졌다. 신 의원 질의 뒤 발언권을 얻은 김진애 의원이 김태흠 의원이 자신의 뒤로 와서 한 행동을 전하며 “국회는 어디까지나 말로 하는 곳이다”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제가 본회의장에서 5분 발언을 할 때도 통합당 의원들이 다같이 야유를 보냈지만 저는 마이크를 지켰다”면서 “그런데 어디 와서 국회의원이 다른 의원에게 손을 대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태흠 의원은) 저를 포함한 전체 위원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며 “사과가 있지 않으면 국회의 기본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태흠 의원은 자신의 행동을 ‘인기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짧은 제 질의시간 중 훼방을 놓는 것도 아니고 2, 3번씩 끼어들어, 다른 분 질의시간에 조용히 가서 말을 하려 했다”며 “다만 제 말을 듣지 못하길래 살짝 인지할 수 있도록 댄 것”이라고 해명했다.

두 의원의 논쟁은 여야의 공방으로 번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모욕”, “폭행”, “성희롱”도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끼어들기”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김태흠 의원을 두둔했다.

논란이 거듭되자 김진애 의원은 “성폭력은 느끼는 사람의 기준이 중요하다고 들었다”며 “제가 이 사안을 성폭력이라고 부르진 않을 것이지만 다만 모르는 사이에 누가 와서 살짝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찔러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제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김태흠 의원이) 절대로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하 받았다고 생각하며 누구에게도 그래선 안 된다”고 재차 김태흠 의원 행동을 비판했다. '인기척' 이라고 주장하기엔 김태흠 의원이 분을 이기지 못해 이례적으로 다른 의원 자리까지 와서 신체에 손을 댔고,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가 여성 의원이라 쉽게 여긴 평소 인식이 반영됐다는 취지다.

사태는 정회 후 김태흠 의원이 짧게 사과하며 일단락됐다. 운영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의를 재개하면서 “국민 대표로 품격있게 질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태흠 의원은 “인기척을 냈는데 보지 않아 살짝 어깨에 손을 대려고 했던 것”이라며 “불쾌하셨다면 사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김진애 의원은 “공개적으로 사과하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 다음은 당시 공방의 요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김태흠 의원이 ‘끼어 들지마’ 하면서 제 등을 쳤다. 아직도 불쾌한 얼얼함이 남아 있다. 국회는 어디까지나 말로 하는 데다. 국회 본회의당에서 5분 발언을 할 때 미래통합당 의원이 다같이 야유할 때도 제가 자리를 지켰다. 아니 어디서 와서 국회의원이 다른 의원에게 와서 손을 대나. 이럴 수는 없다.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이 국회의 기본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는다. 아직도 어깨가 얼얼하고 불쾌, 불결하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제 질의가 7분 밖에 안 된다. 논쟁 붙을 수도 있다. 발언권을 얻어 이야기해야 한다. 김진애 의원이 2,3번이나 끼어들어 조롱을 놓았다. 다른 분 질의시간이니까 찾아가서 조용히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인기척을 듣지 못해 어깨에 살짝 인지할 수 있도록 한 건데 얼얼할 정도라고 저를 비판한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앞에서 보고 있었다. 국회법은 ‘다른 의원을 모욕해선 안된다’고 규정한다. 두 분 사이가 손가락으로 신체접촉 할 만큼 우호적 관계가 아니다. 발언 끼어들기에 항의하려 했으면 더더욱 신체접촉은 삼가해야 했다. 모욕, 폭행, 성희롱 판단은 상대방 입장에서 검토돼야 한다. 손가락을 찌르는 것은 말보다 더 심한 모욕이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다른 분 질의 중에는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다. 위원장께서 제대로 해주셔야 한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김태흠 의원님 행위가 모욕이라는 것은 법조인으로서 이해할 수가 없다. 부르기 위해 손짓을 한 걸 가지고 형범에 엄연히 규정된 모욕으로 판단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손짓이 어떻게 모욕, 비하, 경멸, 공격의 행위가 되나.”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제가 당사자로 느낀 것만 확실히 하겠다. 성범죄는 느끼는 사람의 기준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제가 이 건을 성폭력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다만 제가 모르는 사이에 누가 와서, 살짝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제 등을 지금도 느낄 정도로 찔러서 모욕감 느꼈다. 제가 여자가 아니면 절대로 안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도 그러면 안 된다. 여자든 남자든 마찬가지다. 김태흠 의원은 저와 일면식도 없는 분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저도 매우 당황했다. 제가 당했을 것을 예상하면 매우 불쾌하다. 동일한 상황에서 당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공감한다. 당한 사람이 불쾌감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떤 의도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상만 봤을 때는 여 의원의 몸을 건드린 것이다.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 명확하게 사과 받아야 한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국민들이 이 공방을 어떻게 보겠나. 저 사람들이 내가 비싼 세금을 들여서 뽑은 대한민국 의회의 전당의 대표들인가 할 것이다. 할 일이 많다. 지금 달을 봐야 하는데 손가락을 보면서 유치한 공방을 하고 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문제는 인간에 대한 예의 문제, 상대가 성이 다를 때는 성인지에 관한 문제다. 김태흠 의원을 비난할 생각은 없는데 부지불식간에 그런 일 있었다면 사과를 하면 깨끗이 끝날 일이다. 같은 남성이라도 뒤에 와서 손가락을 쑤시게 되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다. 사과하고 품위있는 상임위 진행을 하게 해달라.”

△회의 중지

▲김태년 운영위원장= “국민을 대신해 질의하는 만큼 품격 있게 질의해달라.”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오늘 질의 과정에서 김진애 의원님이 끼어 들어 질의에 방해가 됐다. 제가 잠시 이석해야 했고, 다른 의원 질의가 질행 중이라 가서 인기척을 냈는데 보지 않았고, 어깨에 살짝 손가락을 두 번 댔다. 불쾌하셨다면 사과 드린다. 다만 앞으로는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공개적으로 사과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혜영 기자
정지용 기자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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