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왕구 논설위원이 노동ㆍ건강ㆍ복지ㆍ교육 등 주요한 사회 이슈의 이면을 심도깊게 취재해 그 쟁점을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코너 입니다. 주요 이슈의 주인공과 관련 인물로부터 취재한 이슈에 얽힌 뒷이야기도 소개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원격학습이 일상화하면서 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 교사의 핵심 역할이 교과지식 전달이었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사는 지식전달자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라 나온다. 꼭 교실수업이 아니라 온라인 교육으로도 지식과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동시에 온라인 수업으로는 인간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한 의사 소통, 공동체 적응 및 사회성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코로나 사태로 확인됐다는 점이 이런 논의의 배경이다.
오재호 경기연구원 전략정책부 연구위원은 6월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금의 학습자에게는 가르치기보다는 학습을 돕는 협력자(facilitator)가 필요하다”며 교사의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온라인 수업과 교실 수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교사는 앞으로 온라인 수업과 교실 수업을 차별적으로 구성하는 종합설계자 역할을 해야 함과 동시에 학습자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도록 ‘협력’하는 역할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논지다.
교사는 앞으로 학생들의 삶을 돌봐 줄 수 있는 상담자로 변신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전경원 전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은 “교과 지식에 대한 전문성이 있고 이를 잘 전달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었던 시대는 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학생들 진로에 대한 상담자이자 안내자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소장은 “사범대학 교사양성과정에서 상담자ㆍ안내자의 역할이 교육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앞으로 교육현장으로 나갈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이 과거처럼 국가가 지정했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점차 학생들의 경험을 수용하는 형태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교사는 문서화된 지식을 비롯해 생활 방식, 성장 발달 등 학생의 총체적 경험을 관리해 주는 촉진자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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