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집단감염 잇따라 시민 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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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6명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코로나19 관련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구로구에 이어 강남구의 아파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최초 확진자로 추정되는 경비원과 접촉한 사람들이 먼저 증상이 나오고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에서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아파트 거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시는 강남구 소재 아파트에서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2,000여세대 규모의 복도식 아파트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해당 아파트 앞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주민 등 검사대상자 987명 중 464명이 검사를 마쳤다”며 “주민들은 조속히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타구 거주 경비원 1명이 최초 확진된 이후 30일 다른 경비원 1명(타구 거주), 31일 아파트 주민 1명, 9월 1일 주민 3명이 연쇄적으로 추가 확진됐다.
경비원 두 명은 같은 초소에서 근무했고, 1일 확진된 주민 3명 중 1명은 확진된 경비원들이 담당하는 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달 31일 확진된 주민 1명과 1일 확진된 나머지 주민 2명은 일가족으로, 경비원들이 담당하는 동이 아닌 다른 동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아파트에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최초 감염원과 정확한 감염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초 확진된 아파트 경비원은 17일부터, 두 번째 확진된 경비원은 20일부터 증상이 나타났다”며 “주민 중 가장 먼저 확진된 31일 확진 주민이 24일쯤부터 호흡곤란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던 것 보다 앞선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주민이 현재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해 경비원과의 접촉 여부 등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최초 감염자가 경비원인지 주민인지 등은 서울시와 합동조사 중”이라며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도 많아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강남구 아파트의 집단감염이 구로구 아파트처럼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초기에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과 지역 주민이 각각 다른 동에서 시작돼, 구로구 아파트처럼 같은 라인에서 동시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 집단감염은 지난달 구로구 아파트에 이어 두 번째다. 구로구 아파트에서는 현재까지 12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그 중 한 명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금천구 육류가공업체에서도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구로구 아파트는 환기구와 엘레베이터 등이 감염경로로 추정됐지만,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거주민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은 51.1%에 달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파트는 같은 출입구로 다니고, 엘레베이터나 경로당 등의 시설을 공동 사용하는 등 접촉이 많이 일어난다”며 “특히 복도식 아파트는 같은 층 거주민들이 엘리베이터를 공동 사용해 라인별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보다 더 많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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