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동향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집중호우로 채솟값이 폭등한 데다 전셋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저물가 수준은 여전한 상황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104.81) 대비 0.7% 올랐다. 물가가 1.0% 올랐던 3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4~7월 물가는 코로나19와 국제유가 약세 등 영향으로 -0.3~3.0% 상승에 머물렀다.
다만 8월의 물가 상승은 농산물 가격 등 일시적 요인 영향이 컸다. 장마와 집중호우로 지난달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5% 올랐다. 배추값이 69.8% 폭등했으며 호박(55.4%), 토마토(45.4%) 등도 상승폭이 컸다.
휴가철 소비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선호로 축산물 가격도 10.2% 뛰었다. 돼지고기(16.2%), 국산쇠고기(9.5%) 모두 긴급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던 5, 6월 수준에서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농축수산물은 이에 따라 전체 물가를 0.81%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새 임대차법 도입에 따라 집세도 크게 뛰었다. 집세는 1년 사이 0.3% 올랐는데, 이는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특히 전세 가격은 2019년 4월 이후 가장 큰 0.4%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무는 것은 기름값 탓이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0.0% 하락해 전체 물가를 0.43%포인트 끌어내렸다. 여기에 고교 납입금 지원 확대 등 정부 정책,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도 반영됐다.

8월 농축산물 가격 상승률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고교납입금 지원, 학교 급식비 무상화 등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1.8% 하락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물가 상승폭이 둔화된 것도 저물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각각 0.8%, 0.4%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을 제외한 공산품, 서비스 가격이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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