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일반청약 최종 경쟁률 1,500대 1
IPO 사상 최고 기록... 상반기 SK바이오팜 기록 넘어서
"유동성이 만든 역대급 흥행" 평가
오는 10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일반 청약에 무려 58조원 넘는 시중 뭉칫돈이 몰렸다.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고 기록이다.
상반기 SK바이오팜의 '대박'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려 비대면(언택트) 관련 주식에 올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영끌 청약'... 1500대 1 역대 최고 흥행
2일 마감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일반 청약의 최종 경쟁률은 1,524.85대 1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사기 위해 몰린 증거금은 무려 58조5,500억원이나 됐다. 지난 7월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이 세운 최고 기록(31조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카카오게임즈 주식 1주를 사기 위해 내야하는 청약 증거금은 약 1,830만원으로 확정됐다.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으면 겨우 5주를 배당 받는 셈이다.
이날 증권사 창구와 온라인 청약 시스템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청약이 주를 이뤘지만 증권사 지점을 찾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장모(58)씨는 "SK바이오팜 때 기회를 놓쳐 있는 돈을 탈탈 털어 카카오게임즈만 벼르고 있었다"며 "스마트폰 청약은 익숙하지 않아 직접 영업점에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몰려 30분 넘게 대기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본사에서 일부지점에 방역과 청약안내를 위해 파견을 나갔다"고 말했다.
접속자 수 폭증에 이날도 온라인 시스템 지연이 발생했다. 배정 물량이 세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한국투자증권엔 이날 오전 신청자가 몰리면서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 계좌개설이 지연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로 2016년 출범했다. PC게임인 '배틀그라운드'와 '패스오브 엑자일' '가디언 테일즈' '달빛조각사' '프렌즈타운'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7% 증가했다. 오는 11월 PC게임 '엘리온'과 내년 상반기 모바일게임 '오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에 예고된 광풍... '따상' 또 갈까
카카오게임즈 흥행 돌풍은 예견된 일이었다. 시중은행 평균 예금 금리가 0%대로 사상 최저인데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사상 최저를 기록하면서 넘치는 유동성은 갈 곳을 잃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124조2,700억원)은 전달보다 4조원이나 늘었다.
앞서 SK바이오팜의 상장 성공 사례의 학습효과도 한몫 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상장 직후 이른바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 대박을 터뜨린 데 이어 2일 현재 주가가 공모가(4만9,000원) 대비 270% 상승한 상태다.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 날 따상을 기록할 경우 증거금 1억원을 넣어 5주(12만원)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19만2,000원의 차익을 보게 된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언택트 관련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대신증권 등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 적정 주가를 3만3,000원 정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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