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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기대감 ‘솔솔’… 겸손한 광현씨는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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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기대감 ‘솔솔’… 겸손한 광현씨는 “운이 좋았다”

입력
2020.09.02 16: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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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2일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신시내티=AP 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2일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신시내티=AP 연합뉴스

‘KK’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부터 정상급 선발 궤도에 올라가고 있다. 등판 때마다 눈부신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꿈의 0점대(0.83)’로 끌어내리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김광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이 16-2로 크게 이기면서 김광현은 시즌 2승(1세이브)째를 따냈다.

팀 마무리 투수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고 두 번째 등판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 김광현의 4경기 평균자책점은 0.44다. 이는 1913년 평균자책점을 공식 집계한 이후 왼손 선발 데뷔 4경기 평균자책점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기록 업체 스태츠 바이 스태츠에 따르면 이 부문 1위는 1981년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0.25다. 그 해 발렌수엘라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신인상을 차지했다.

아직 김광현은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평균자책점 0.83(21.2이닝 2자책점)은 빅리그 전체 1위다. 2위는 보스턴의 불펜 투수 필립스 발데스의 0.86(20이닝 2자책점)이다.

‘선발’ 김광현은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처음 선발 마운드에 올라 3.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두 번째 등판인 23일 신시내티전 1회부터 17이닝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시내티를 다시 만난 이날 경기에선 1회와 3회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두 차례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실점 없이 마쳤다. 일찌감치 터진 타선 덕분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공을 던진 그는 5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일찍 불펜진에 공을 넘겼다.

등판 때마다 호투가 이어지자 현지에서는 김광현을 신인왕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방송사 KSDK의 코리 밀러 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미 시작했는지 모르겠는데, 이제는 김광현의 내셔널리그 신인상 수상 논의를 시작할 때”라면서 최근 활약을 극찬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인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제프 존스도 SNS를 통해 “김광현은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차지할 만하다”며 거들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역시 SNS에 “오늘 밤 (대량) 득점에 묻혀선 안 된다”며 김광현의 활약을 콕 찍어 조명했다. 현재 김광현의 강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 상대는 타율 0.356, OPS(출루율+장타율) 1.034를 기록 중인 샌디에이고 내야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다.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 김광현은 자세를 낮췄다.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며 “신인왕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서 잡히고, 빗맞은 타구도 야수가 잡아줬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타자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다. 올해는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적응기”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광현은 ‘승리의 파랑새’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팀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며 “‘KK(김광현의 별명)가 등판하면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단 김광현의 소망대로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 등판 경기에서 4승1패를 거뒀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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