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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상원의장 "나는 대만인" 연설...  中 "내정 간섭 반드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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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상원의장 "나는 대만인" 연설...  中 "내정 간섭 반드시 대응"

입력
2020.09.01 20:46
수정
2020.09.0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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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명 대표단 이끌고 대만 찾은 비스트르칠 의장
대만 입법원 연설서 "자유의 궁극적 가치 지지 표한다"
中, 체코 대사 초치 이어 "막중한 대가 치를 것" 엄포

밀로스 비스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이 1일 대만과 체코 국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만 입법원 연설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타이베이= AP 연합뉴스

밀로스 비스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이 1일 대만과 체코 국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만 입법원 연설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타이베이= AP 연합뉴스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 중인 체코 상원의장이 중국의 권위주의적 정치와 공격적 외교정책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대만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중국 측은 주중 체코 대사를 초치한 데 이어 ‘내정 간섭’이라며 대응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밀로스 비스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은 1일 대만 입법원 연설에서 “대만과 자유의 궁극적 가치에 대한 나의 지지를 표명하고 싶다”면서 “나는 대만 사람”이라고 중국어로 발언했다. 비스트르칠 의장이 착용한 마스크에는 체코와 대만의 국기가 같이 새겨져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비스트르칠 의장의 “나는 대만인” 발언은 지난 1963년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이 동서로 갈라진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 반(反)공산주의 연설 중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라고 독일어로 발언한 것을 연상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비스트르칠 의장의 발언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발언을 차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체코의 행보에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비스트르칠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31일 유럽 순방 중 “반드시 막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도 블라디미르 톰시크 체코 대사를 초치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체코 상원의장이 분열 세력을 공개 지지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했다면서 “중국은 반드시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코 대표단이 탑승한 항공기가 대만으로 이동하는 중 중국 전투기가 기체 인근을 비행, 사실상 위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만 자유시보는 1일 “30일 오전 10시쯤 체코 방문단 전용기가 대만공항에 도착할 무렵 중국 전투기가 대만 서남 공역에 침입했고, 중국 전투기와 체코 전용기 사이 거리는 한때 80㎞도 채 안됐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당시 중국 전투기를 상대로 두 차례 경고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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