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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NS 채운 "나는 추모합니다"… 관동대학살 '반성'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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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NS 채운 "나는 추모합니다"… 관동대학살 '반성' 목소리

입력
2020.09.01 19:19
수정
2020.09.0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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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해당 문구 등장
'우익'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올해도 추도문 생략

1일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나는 추모합니다'라는 실시간 트렌드가 등장했다. 트위터 캡처

1일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나는 추모합니다'라는 실시간 트렌드가 등장했다. 트위터 캡처


나는 추모합니다.(私は追悼します)

1923년 관동(關東) 대지진 이후 97년이 지난 2020년 9월 1일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수놓은 메시지다. 일본 누리꾼들은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헛소문을 빌미로 학살당한 조선인과 중국인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날 일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나는 추모합니다'라는 문구가 해시태그(#)와 함께 등장했다. 해당 해시태그를 쓴 일본 누리꾼들은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 정부가 재일 조선인 등을 학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야당인 시이 카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도 관련 해시태그와 함께 "관동대지진의 혼란을 틈타 수많은 조선인, 중국인이 학살됐다"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마음에 새기자, 다시는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적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 대학살 시기를 배경으로 한 한국 영화 '박열'을 소개하는 일본 누리꾼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영화 '박열'에는 일본인의 조선인에 대한 잔혹한 범죄가 그려져 있다"며 "아직도 일본에는 증오가 넘친다. 당시의 포악한 이들이 지금도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선ㆍ중국인 뿐 아니라 지진 피해자 전체를 추모해야 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자신의 할아버지도 당시 지진으로 집을 옮겨야 했다는 한 일본 누리꾼은 "왜 당시 피해를 입은 내국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1일 오전 일본 도쿄 스미다(墨田)구의 도립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에서 남녀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일조(日朝)협회 도쿄도연합회 등은 이날 이 공원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 추모식을 개최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1일 오전 일본 도쿄 스미다(墨田)구의 도립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에서 남녀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일조(日朝)협회 도쿄도연합회 등은 이날 이 공원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 추모식을 개최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한편 이날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는 일본 시민단체 주최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97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반 참가자는 받지 않는 대신 유튜브를 통해 행사를 중계했다.

1973년부터 매년 열려온 추도식은 올해의 경우 우익 성향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개최를 위해서는 '준법 서약서'를 내라고 요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선 이듬해인 2017년부터 역대 도지사들이 해마다 보냈던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는 고이케 도지사는 올해도 역시 이를 보내지 않았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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