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단 감염 환자 발생 16곳 중 12곳? '비(非) 교회'... 1일 0시 기준 2주 전 대비 10곳 증가
"8월 서울 무증상 환자 비율 38%" 배경
대구 경북 확산 2월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이동량 감소 '위기 커져'
교회와 무관한 시설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서울에서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일부 '교회발(發)' 2차 대유행을 최근 생활 주변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다발적 확산이 부채질하는 양상으로 변하면서 생활 방역에 경각심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가 발생한 서울 집단 감염지 16곳 중 12곳은 생활 시설로, '비(非) 교회' 비율이 75%에 달했다. 코로나19 연쇄 감염이 발생한 10곳 중 7곳이 교회 밖이란 뜻이다. 2주 전인 지난달 18일, 집단 감염지 비 교회 비율(33%ㆍ2곳)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2주새 교회 '밖'이 더 위험해진 셈이다.
전날 서울에서 발생한 신규 환자 94명 중 집단 감염 사례는 36명으로, 이 중 23명이 교회 밖 운동시설, 보안회사, 스터디 카페, 탁구 동호회 모임 등에서 감염됐다. 환자 수로만 따지면 2주 전 151명의 신규 환자 중 비 교회 확진자가 4명(롯데리아 종사자 모임 등)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무려 6배가 증가, 생활 시설 감염은 대유행의 큰 축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10명 중 4명(39.6%)꼴로 발생한 무증상 확진자는 생활 시설 감염자수 급증에 불을 당겼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하다 확진 판정을 받고 타인에 쉬 전파할 수 있는 무증상 환자 비율이 높아 당분간 일상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생활 시설을 통한 감염 확산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수도권 주민 휴대폰 접속 기록을 분석해 이동량을 이날 발표한 결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 후인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이동량은 이달 둘째주(9일~13일) 대비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 2월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던 대구ㆍ경북 감소량(38.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감염병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고령자의 지난달 24~25일 평일 출근 시간 서울 버스, 지하철 이용량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전과 비교해 불과 4%밖에 줄지 않았다.
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학회 소속 김헌식 교수는 "프렌차이즈냐 아니냐의 기준이 아닌 공간 규모나 환기 시설 여부 등으로 생활 방역 기준 디테일을 정교화해 장기적으로 감염병 유행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화된 거리 두기 조치에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이용과 식당 심야 영업이 제한돼 단속 대상이 아닌 편의점 등에서 음식을 먿는 주민이 몰리자 정부와 서울시는 '오후 9시 이후 편의점에서 취식 행위 금지'를 이날 뒤늦게 발표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되지 않으면 병원과 요양시설 및 집단 거주 시설로 감염병이 흘러가 위험하다"며 생활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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