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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성교육 책' 논란에 우물쭈물한 장관... 여가부 존재 이유 또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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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성교육 책' 논란에 우물쭈물한 장관... 여가부 존재 이유 또 도마에

입력
2020.09.0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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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장관 "어떤 성교육이 필요한지 고민 필요하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1일 최근 일부 보수 개신교 단체와 학부모 등의 반발에 여가부가 긴급 회수한 덴마크 어린이 성교육 도서에 대해 언급을 일절 피했다. 국회 여성가족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장관은 '어떠한 성교 교재가 적절하느냐'는 질문에도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일종의 '회피 전략'으로 보였다. 아동ㆍ청소년 성교육과 가족 정책을 총괄하는 여가부의 존재 이유에 또 다시 스스로 물음표를 찍은 셈이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덴마크 어린이 성교육 도서인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를 회의장에 들고 나왔다. 그는 "이런 책이 회수당한 상황이 씁쓸하고, 여가부의 태도가 안타깝다"고 질타했다. 1971년 덴마크에서 출판된 해당 도서는 덴마크에서 '지난 100년 역사를 대표하는 100개의 물건'에 선정되고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국제적으로 교육 효과를 인정 받은 책이지만, 국내에선 선정성만 부각됐다. 삽화를 문제 삼아 '외설책'으로 취급하는 시각마저 있다.

유 의원은 "그렇다면 어떤 교재가 아이들의 성교육에 적절하다고 보느냐"며 여가부의 해당 도서 회수 결정을 비판했다. 이 장관은 말을 흐렸다.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솔직한 교육이 좋은지, 간접적 방법이 좋을지..." 여가부 수장이 아동 성교육 방향에 대한 '철학 없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답답한 답변이 이어지자 유 의원은 "삽화가 민망하다는 것이 합리적 비판이라 생각하는지, 장관님 생각이 듣고 싶다" "여가부 장관은 성교육에 대한 정의와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따져 물었다. 이 장관은 끝내 정리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도서 회수 조치를 두고 이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핑계로 대기도 했다. 유 의원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경찰청 자료를 들어 청소년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기가..."라며 또 다시 말끝을 흐렸다.

이에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극우 성향 매체와 교회 단체 등 일부 지적했다고 해서 여가부가 방침을 뒤집는 게 말이 되느냐"며 "그래서 여가부 폐지 여론이 나오는 것"이라 질타했다.

이날 여가위에서는 '여가부 폐지 국회 청원' 서명자가 10만명을 넘긴 것을 들어 '여가부 존재 이유'를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전주혜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번 장관님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인지에 대해 제대로 말씀을 못했다"면서 "아직도 이 사건들이 권력형 성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장관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위력에 의한 성범죄 유형이라 본다"고 답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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