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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부는 '인사 태풍'?… 대부분 연임 전망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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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부는 '인사 태풍'?… 대부분 연임 전망 '맑음'

입력
2020.09.02 11:00
수정
2020.09.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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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의 수장, 금융협회장들이 이달부터 내년 초까지 줄줄이 임기 만료를 맞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당국의 금융지원 요구에 대응하며 실적을 챙기는 동시에 연임까지 노리는 이들 가운데, 누가 '시즌 2' '시즌 3' 시대를 열어갈 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장 이달 10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이 회장은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중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거취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 별다른 하마평이 나오지 않는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중대 현안이 계속 진행중이어서 정부도 이 회장만한 전문가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이 회장이 연임할 경우, 이형구 전 총재 이후 26년만에 연임한 산은 수장이 된다.

지난달 20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모습. 배우한 기자

지난달 20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모습. 배우한 기자

금융지주 가운데는 KB금융이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가장 먼저 후임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말 윤 회장을 포함해 3명의 회장 후보자군(숏리스트)이 결정됐고, 이달 16일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2014년 11월부터 KB금융을 이끌고 있는 윤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다. ‘KB사태’ 등으로 혼란에 빠졌던 KB금융이 윤 회장 취임 이후 안정화된데다, 순이익 등 주요 지표를 대폭 개선하며 리딩금융의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8년 넘게 하나금융을 이끌어 온 김정태 회장과 2018년 취임해 올해 초 1년 연임에 성공한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의 임기 역시 각각 내년 3월과 4월 끝나면서 이르면 올해 말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농협금융의 경우 2012년 출범 이후 회장이 두 차례 이상 연임한 전례가 없는 만큼 김 회장이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하게 될지, 관례대로 경제관료 출신이 새 회장으로 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7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모습. 왼쪽 두 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금융위원회 제공

지난 7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모습. 왼쪽 두 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금융위원회 제공

주요 시중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전날 SC제일은행이 박종복 회장의 차기 행장 단독추천을 알리면서 박 행장의 3연임이 가장 먼저 확정됐다. 이동빈 수협은행장(10월) 허인 국민은행장(11월) 진옥동 신한은행장(12월)의 임기도 올해 안에 줄줄이 끝난다.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마무리된다.

연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에도 각 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등 선방하면서 '현직 행장'들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도 적극 나서며 존재감을 알린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연체율 상승 등 앞으로 시차를 두고 반영될 코로나19 충격 정도에 따라 희비가 갈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부 은행장의 경우 작년 말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사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CEO 교체로 조직에 무리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상황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큰 게 사실”이라며 “다만 일부 회사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협회장 중에서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11월,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의 임기가 12월 만료된다. 그간 협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 ‘올드보이’들의 이름이 수 차례 오르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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