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외교 1차관 "'자주파-동맹파' 는 20세기 프레임"
최종건 외교부 신임 1차관은 31일 "역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가) 다 해결된다는 게 우리 정부 기조였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과거사는 과거사 대로 대응하되, 한일 간 실질적 협력관계는 이어 나간다는 대일(對日) '투트랙 전략'을 거듭 강조한 발언이다.
최종건 차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임 이후 한일 관계 전망에 대해 "한일 관계에 대한 현재 우리 정부 기조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역사 문제는 그대로 두고 실질적 협력을 이어간다는 투트랙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개가 섞이면 (갈등) 해결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한일은 언제나 만날 수 있다"며 "우린 협상에 항상 더 적극적"이라고 했다.
본인이 이른바 '자주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 대해 최 차관은 "'자주파는 비이성적이고, 동맹파는 매우 현실적이다'라는 프레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최 차관은 "외교라는 것은 상호적이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극단적 선택이 강요되지 않는다"면서 동맹파와 자주파의 구분은 "20세기적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최 차관은 지난 14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에서 외교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주류로 평가되는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 출신이다.
청와대 비서관 이외엔 사실상 전무한 공직 경험, 46세라는 '젊은' 나이, 직업 외교관이 아닌 학자 출신이라는 배경 탓에 '외교부 2인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다. 이같은 평가를 의식한 듯 최 차관은 "1차관 산하 실ㆍ국의 보고를 최근 받고 있는데, 해당 실국에 직접 내려가서 보고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어진 환경 내에서 외교부 직원들과 스킨십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 차관은 이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했다. 최 차관은 "매우 투명하게 소통하고 협력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최 차관은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한미가 같이 넘어야 할 고개 같다"면서 "양국의 실질적 왕래가 적은데, 결국 많이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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