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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ㆍ합참의장 기수 역전... '선배' 원인철, '후배' 서욱 지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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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ㆍ합참의장 기수 역전... '선배' 원인철, '후배' 서욱 지휘 받는다

입력
2020.08.31 16:20
수정
2020.09.01 00:4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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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합참의장에 원인철 내정
21년 만에 軍 기수 파괴 인사

31일 합참의장에 지명된 원인철 공군 참모총장. 뉴시스

31일 합참의장에 지명된 원인철 공군 참모총장.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신임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원인철(공사 32기) 공군참모총장을 내정했다. 지난주 지명된 서욱 국방부 장관(육사 41기) 후보자보다 사관학교 입학 기준으로 1기수 '선배'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간 기수가 역전된 건 20여년 만이다.

국방부는 31일 "신임 합참의장에 신임 서욱 국방부 장관 내정자의 의견을 반영해 현 공군참모총장인 원인철 공군대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원 후보자에 대해 "전략적 식견과 작전 지휘능력이 탁월하고 국방개혁과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구비했다"며 "군심을 결집할 역량과 인품을 겸비하고 있어 합참의장으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원 후보자는 "중차대한 시기에 합참의장에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고 국방개혁 2.0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군 안팎의 시선은 '놀랐다'는 반응 자체다. 어지간해서 '기수 질서'를 지키는 군 특유의 관례를 벗어난 인사이기 때문이다.

원 후보자는 지난 28일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서욱 후보자보다 1년 선배다. 나이 역시 59세로 57세인 서 후보자보다 연장자다. 국군조직법에 따르면 합참의장은 군령(軍令)에 관해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고 국방부 장관의 명을 받아 전투를 주임무로 하는 각군의 작전부대를 작전 지휘ㆍ감독한다. 이번 인사로 '선배 합참의장'이 '후배 국방장관'의 지시를 받게 된 셈이다. 이같은 우려의 시선을 의식한 듯 군 관계자는 이날 "원 후보자와 서 후보자는 합참에서 19개월을 함께하는 등 '케미'가 좋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신임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서욱 육군참모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임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서욱 육군참모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군 서열 상 '넘버2' 격인 합참의장이 '넘버1'인 국방부 장관 보다 기수에서 앞서기는 조영길(갑종 172기) 합참의장과 조성태 국방부 장관(육사 20기)이 함께 근무했던 1999년 이후 21년 만이다.

육군 내 특정 기수가 군 수뇌부를 독식하는 모양새를 피하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육군 내에서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 인사 대상자로 꼽혔던 인물은 서 후보자를 비롯해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학군 23기), 황인권 2작전사령관(3사 20기),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사 41기) 등이다. 이들은 모두 육사 41기 동기나 동기급이다.

이 중 서 후보자는 지난 28일 국방부 장관에 이미 지명됐다. 남은 인물 가운데 차기 합참의장과 육군총장을 선택하면, 국방부 장관ㆍ합참의장ㆍ육군총장 등 군 수뇌부 3인방이 모두 '육군 동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해군 출신의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과 공군 출신 정경두 현 국방부 장관 등 비(非)육군 선호가 강했던 현 정부의 육군 견제 성향이 이번 인사에서도 확인된 셈"이라고 전했다.

군 최고 수뇌부에 대한 연이은 파격 인사로, 조만간 있을 육군 총장 인사에서도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특히 현 정부의 '육사 견제' 성향을 고려했을 때 학군 출신이자, 현 정부 초기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해편(解編) 작업을 도맡았던 남영신 사령관이 육군 총장에 발탁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다. 그럴 경우 첫 비육사 출신 육군총장이 탄생하게 된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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