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일하는 전공의' SNS에 "의사 '사칭' 의심돼"
해당 글쓴이, 한 언론에 의사면허 제시하며 '반박'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공의들을 향해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파업 중단을 호소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일하는 전공의' 계정을 두고 실제 의사나 의료계 종사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31일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운영자는 직접 "수도권 대형병원의 전공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의협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페이스북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와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눈 복수의 회원들로부터 의사가 아닌 것 같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만약 의료계의 주장을 폄훼하려는 여론조작 시도라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하는 전공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스스로를 전공의 1인이라고 밝힌 익명의 글쓴이가 쓴 "환자들이 기다린다. 하루 빨리 파업을 멈추어 달라"는 기고문이 올라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의협 측은 이에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가 스스로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밝혔으나 정작 수부(손)에 대한 기초적 해부학적 지식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또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 등을 의미하는 생체활력징후(Vital SignㆍV/S)를 묻자 '인성과 생각, 존중, 마음'이라는 엉뚱한 답을 내놨다는 것이다.
의협 측은 또 해당 페이스북 운영자가 한국인이 아닐 것이란 취지의 주장도 내놨다. 한 회원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글을) 쓴 것 같지 않다'고 지적하자 "정말 근무한 사람이 적었는지 '회의'하시는 군요"라는 어색한 표현으로 답했다는 이유에서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해당 운영자는 전공의도, 의사도, 한국인도 아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누군가 전공의 단체행동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전공의를 사칭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부터 정체를 둘러싼 의혹이 나오자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나는 개인이오"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욕설과 함께 '사이버 불링'으로 당분간 쉬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연합뉴스와의 화상통화에서 의사 면허증을 제시,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 소속 전공의"라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운영자는 자신의 동문서답을 "신상털이 등 공격의 의도를 갖고 메시지를 보내오는 사람을 반박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어색한 말투 역시 "전공의 사회가 워낙 좁아 말투가 티 나지 않게 하려고 번역기처럼 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익명을 쓰지 않아도 소수의 목소리가 허용되는 건강한 소통 문화가 의료계에 자리 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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