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지역에서 운행 중단 목소리
정부, 지역간 이동 자체 권고하면서도 통근버스 운행은 '이율배반' 지적도
청사관리본부 "운행 중단 계획 없어...방역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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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주차장에 통근버스가 주차돼 있다. 뉴시스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통근버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 서울 수도권 교회와 집회, 카페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어 주민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31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와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통근 버스는 현재 43개 노선이다.
출근버스는 서울권에 월요일 36대, 평일 16대가, 경기ㆍ인천권에는 월요일 28대, 평일 17대가 각각 운행되고 있다.
퇴근버스는 서울권에 금요일 33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평일 19대, 경기ㆍ인천권에는 각각 19대, 13대씩 운행 중이다.
통근버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의 세종시 이전으로 기존 1600여명에서 2,000여명으로 20% 이상 늘었다.
통근버스 운행 예산은 지난해 76억원, 올해 66억원에 달한다.
지역에선 통근버스가 최근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의 코로나19를 세종시로 전파하는 경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는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만 1,000명을 넘겼고, 광화문 집회 관련자도 200명이 넘는다.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도 200명에 육박하고, 파주 스타벅스에서도 6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다.
정부는 이 같은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지역 간 이동 자제를 권고하는 등 확산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까지 고려하고 있다.
세종시 신도심 주민 이모(42))씨는 “세종청사 통근버스가 서울과 수도권의 코로나19를 세종으로 전파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다. 올 3월에 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직원들이 무더기로 확진되면서 지역사회로 전파되기도 해 더 무섭다”며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며 시민들에게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라면서 정작 통근버스를 그대로 운행하는 것은 이율배반 아니냐”고 따졌다.
강모(56)씨는 “세종청사 통근버스는 원래 작년까지만 운행할 계획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며 “부처가 추가 이전해 한시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운행을 일시 중단하는 게 맞다. 중장기적으로 통근버스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현재로선 통근버스 운행 중단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의 우려는 알지만, 현재 특별한 지침이나 결정된 게 없고, 갑자기 없애버리면 (공무원들의) 불편이 커 통근버스는 계속 운행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일부 노선의 좌석을 중간 중간 비워 앉고, 철저하게 소독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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