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주일 만에 두 자릿수까지 내려앉았다. 들불처럼 번지던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서울시는 “강화된 방역조치의 결과로 보기 힘들다”며 선을 그었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0시 기준) 서울에서 94명이 새로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지난 23일(97명) 이후 처음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6일 154명으로 역대 최고를 찍은 뒤 27일 146명→28일 125명→29일 116명→30일 94명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돼 안심하긴 이르지만 일단 급한 불길은 잡았다는 평가다. 앞서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29~30일)의 신규 확진자 수를 2차 대유행의 변곡점으로 내다봤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한 지 2주째이자,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최장 잠복기(14일)가 끝나는 주말에도 신규 확진자가 쏟아진다면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때 이른 샴페인’을 경계하고 나섰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도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신규 확진자 수 감소가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방역조치 효과가 아니라, 평일보다 진단검사 수가 적은 ‘주말 효과’로 신규 확진자가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이달 24~30일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 건수는 일평균 6.332건. 그러나 이번에 양성 판정을 받은 94명이 검사받은 지난 토요일(29일)의 총진단검사 수는 약 5,800여건이다. 평소보다 500여건 적다. 김정일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전체 진단검사 수가 적은 게 일정 부분 신규 확진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염경로를 찾지 못한 깜깜이 환자와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오히려 추가 지역확산에 경고등이 켜졌다. 8월 둘째 주 전체 확진자의 7.1%였던 깜깜이 환자 비율은 넷째 주 들어 31.4%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확진자 비율 역시 13.8%에서 22.6%로 크게 늘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지금은 언제 어디서도 감염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면서 사람이 모이는 곳엔 최대한 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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