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연령의 23%… 2030 확진자 비율은 줄어
코로나 2차 확산 부채질, 수도권 방역 빨간불

편의점 'GS25' 밖에 있는 파라솔에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GS리테일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 국면에 또 하나의 복병이 등장했다. 급증한 ‘2030 감염 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다. 활동적이고 이동 반경이 넓은 젊은 층에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르는 환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것으로, 수도권 방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1일 서울시 공공의료재단과 감염병관리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25일 0시 기준, 20~30대 감염 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 23%(108명)에 달했다.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환자 4명 중 1명이 2030 청년이라는 뜻이다. 이는 약 한 달 전인 지난 7월 31일 기준 감염경로 미상 환자의 20~30대 비율(8.2%ㆍ22명) 대비, 3배가량 높은 것이다.
지난 1월부터 8월 24일까지의 서울 누적 확진자 3,120명 중 감염 경로 불명 환자는 426명이고, 이보다 한 달 전인 7월 30일까지의 확진자는 1,592명으로, 이 중 감염 경로 불명 확진자는 123명이다. 단순 감염 경로 불명 확진자 수치만 놓고 보면, 한 달 사이 20~30대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약 5배 증가)가 전체 깜깜이 확진자 증가(3.5배 증가)세를 견인한 주요 축인 셈이다.
20~30대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 급증은 감염이 교회 등 특정 시설 뿐 만이 아니라 일상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감염이 한 곳이 아닌 이곳저곳에서 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이 40%를 웃돈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그 외 역학조사 표적에 잡히지 않은 경로로 코로나19가 20~30대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2차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8월 한 달 20~30대 확진자 비율은 전달 대비 약 7%포인트 줄었다. 방역 관계자는 “총 환자 수 대비 확진자 비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감염경로 불명 환자는 14%포인트 늘었다는 사실은 위기감을 더한다"고 말했다. 60, 70대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같은 기간 3.4%포인트 늘면서 깜깜이 환자 비율도 8%포인트 증가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파 경로가 불명확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감염자들이 격리되지 않은 채 돌아다니고 있다는 의미"라며 "비슷한 연령대에서 접촉이 가장 많은 것을 고려하면 확인되지 않은 20~30대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은 눈에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와 함께 '일탈청년'들과도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다니던 스터디 카페가 문을 닫아서 개인 카페왔다. 두 시간 이용 제한이 있어서 음료 세 잔 시키고 6시간을 확보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좌석 수 및 영업시간 축소를 피해 개인 카페나 편의점, 제과점으로 등록된 '베이커리형 카페'로 젊은층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20~30대를 통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편의점업계도 이날 부랴부랴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수도권 점포 내 취식 공간 운영 금지'를 권고했다. 자치구 관계자는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방역 수칙 준수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거리두기 풍선 효과로 청년들이 또 어디로 향할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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