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소진 등 영향
개소세 인하율 낮아지면서 자동차 소비 19.7%↓
"8월 코로나 재확산, 거리두기 강화 등 반영 안 돼"
7월 국내 소비가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확산 시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달 들어 재유행한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되기 전임에도,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진작책의 약효가 떨어지자 소비가 급감한 것이다. 이달 코로나19 재확산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반영되면 앞으로 경기 위축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승용차판매 19.7%↓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6.0% 줄었다. 이는 코로나19가 1차로 확산했던 올해 2월(-6.0%)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15.4%, 의복, 신발 등 준내구재 소비가 5.6% 줄어든 영향이 컸다.
불과 한 달 사이의 소비지표 급락은 정부 정책의 약발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5월부터 본격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6월까지 90% 가량 소진돼 7월에는 더 이상 소비진작 효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승용차 소비도 19.7%나 감소했는데, 3~6월 70%였던 승용차 개소세 인하율이 7월부터 30%로 축소된 데 영향을 받았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한 소매판매 규모는 0.5% 상승해 코로나19 발생 이전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의 소비 진작 프로모션 등으로 지난해보다는 승용차 판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승용차 판매액은 전년 대비 18.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설비투자도 2.2%↓
투자 지표인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2.3% 늘었지만,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14.7%나 급감한 영향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자동차 개소세 인하폭이 줄면서 자동차 판매도 함께 감소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지난 6월 6개월 만의 반등 이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수출이 살아나면서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1.8% 늘었고,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ㆍ음식점업(2.3%), 예술ㆍ스포츠ㆍ여가(7.7%) 등을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8월 재확산 반영 안 됐다"
종합적인 경기지수는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개선됐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97.2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경제심리지수 △건설수주액 등이 증가해 0.4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7월 지표에는 8월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2차 재확산 및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수도권에서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안형준 심의관은 "산업동향 지표가 코로나19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이달 확산도 8월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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