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년 만에 꽃피운 '이천 트윈스'... 두산ㆍ키움 부럽지 않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년 만에 꽃피운 '이천 트윈스'... 두산ㆍ키움 부럽지 않다

입력
2020.08.31 17:40
수정
2020.08.31 18:59
21면
0 0
LG 2군 선수들이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군 선수들의 발굴과 육성은 올 시즌 LG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LG 제공

LG 2군 선수들이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군 선수들의 발굴과 육성은 올 시즌 LG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LG 제공


지난 2014년 LG가 개장한 이천 챔피언스파크는 단일 구단 소유로는 세계적인 규모로 화제를 모았다. 일각에선 "2군 시설이 지나치게 좋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LG는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공들였다"고 설명했다. LG의 초일류 인프라에 걸맞은 육성 시스템이 마침내 꽃피우며 2002년 이후 18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바라볼 기세다.

LG는 '유망주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오명을 씻고, 양적ㆍ질적으로 환골탈태했다. 야수 가운데 장준원 구본혁 김호은 손호영 등 올 시즌 '조연'을 한 백업 야수들은 모두 '이천 출신'이고 주축 선수로 성장한 홍창기도 지난해 이천에서 절차탁마했다. 투수 중에는 지난해 이우찬, 올해는 이민호가 이천에서 '숙성'을 거쳤다. 류중일 LG 감독도 "2군이 시스템을 바꾸고 육성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투수와 야수 모두 올해는 신인급이 잘 메워주는 느낌이다"라고 반겼다.

과거 LG 유망주들은 큰 기대를 받고 1군에 올라갔다가 실망만 남기고 2군으로 돌아가곤 했다. 한 타석, 한 투구에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발목을 잡았다. 조급했던 지도자들이 몸에 맞지 않는 자세 교정이나 주입식 지도로 장점마저 잃게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나타난 선수들은 마치 어제까지 1군에서 뛰었던 것 같은 여유가 보인다. 황병일 LG 퓨처스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주문을 했고, 단점을 고치기보다 장점을 끌어내려 했다. 그 결과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서도 떨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창기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2군에 있을 때부터 탁월한 선구안이 돋보였던 홍창기는 장점을 살려 1군에서 살아남은 뒤 타격 실력까지 일취월장해 부상 중인 이천웅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 황 감독은 "지난해 2군 감독을 맡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할 것인지를 새기자고 당부했다"면서 "내가 뭐가 필요하고, 보완해야 되는지 선수 개인이 계획하고 부족한 부분은 코치들과 소통하면서 나아가야 기량도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맹목적인 훈련을 지양하고 선수 본위의 능동적인 야구로의 전환이 최근 LG에 등장한 새 얼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자신감과 적극성의 원천이다.

구단의 투자와 관심도 빼 놓을 수 없다. 이규홍 LG 사장은 올 시즌 초반부터 순위 싸움이 한창인 요즘까지 거의 매주 이천에 들러 2군 선수단을 독려하고 있다.

강팀과 연전을 벌인 8월, 월 성적 1위(16승1무8패)를 차지하며 선두 싸움에 뛰어든 LG는 2군도 31일 현재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2위를 달리면서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LG는 올 시즌 후 은퇴하는 박용택을 필두로 야수진의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내부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그 동안 주전과 백업의 큰 기량 차 탓에 요원해 보였지만 견고해진 '뎁스'를 통해 선순환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로 꼽히는 두산, 키움이 부럽지 않은 행보다.

성환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