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기성용(32ㆍ서울)이 마침내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7월 입단 이후 부상 회복으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던 그는 이날 울산현대전 첫 출전,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으며 절친 이청용(33ㆍ울산)과의 맞대결을 펼쳤다.
기성용은 30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8라운드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교체출전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팀이 크게 져 아쉽지만, 청용이와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었고 그동안 못 뛰어서 뛸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았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상 회복으로 입단 이후 한달여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기성용은 이로써 2009년 11월 21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 이후 3,935일 만에 K리그에서 경기를 치렀다.
전반 막판 몸 풀기를 시작한 기성용은 후반 21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3월 스페인 프로축구 마요르카에서 교체 출전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기성용은 투입 직후부터 공격에 가담하며 능숙하게 팀의 공격을 도왔다. 기성용은 "우리 팀도 좋았지만, 울산이 더 노련하고 경험이 풍부했던 것 같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자신의 활약에 대해서는"1년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만족할 수준은 아녔다"며 "꾸준히 뛰며 경기력과 감각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냉철하게 분석하며 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약속했다.
김호영(51) 서울 감독대행은 경기 후 기성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대행은 "지금은 30분 정도 뛸 수 있는 상태지만, 퀄리티가 다른 선수이고 차이를 만들어 낼 선수"라고 했다. 또 "90분을 뛰어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거고,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기도 한다"며 "기성용이 들어와 팀 공격 상황에서 긍정적 장면이 나왔는데, 다음 경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청용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기성용을 향해 "후반에 들어올 걸 예상했는데, 들어오고 나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기성용은 능력이 출중하고 가진 것 이상 팀에 자신감을 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또 "기성용 선수의 몸 상태가 아주 좋다곤 듣지 못해,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할지 몰랐다"며 "몸이 가벼워보였고, 첫 경기답지 않게 여유 있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한 두 선수는 2009년 유럽 무대로 진출, 11년 만인 2020년 K리그로 돌아왔다. 친분이 두터운 두 선수는 약 3년여 전인 2015년 12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첫 맞대결 이후 1,700여일 만에 두 번째 쌍용더비를 치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