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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름 휴가철 믿을 건 보트ㆍ자전거뿐?

입력
2020.08.30 16:4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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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달라진 여가 문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전거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자전거 산업이 수십년 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전거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자전거 산업이 수십년 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례적으로 보트와 자전거 판매가 치솟고 있다. 대형 크루즈나 항공기에 비하면 볼품 없는 구시대적 이동 수단이지만, 코로나19가 시대를 역류시켰다. 미국민들이 북적거리는 곳을 피하려다 보니 보트와 자전거가 개인적인 이동 수단인 동시에 그 자체가 매력적인 야외활동으로 떠오른 것이다. 보트ㆍ자전거를 이용하면 저절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는 효과가 있다. 보트를 타고 가까운 바다로 가거나 인근 공원을 자전거로 산책하면서 장시간 집 안에 갇힌 스트레스를 푸는 셈이다.

29일(현지시간)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보트는 5,6월 두달 간 미 전역에서 11만 5,00대 팔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30%나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중고 보트 판매는 전년에 비해 76% 폭증했다. 셧다운 여파로 신형 보트 제조가 차질을 빚다 보니 새 보트는 없어서 못 팔 상황이 되자 구매자들이 중고 보트라도 사겠다고 몰린 결과다. 캘리포니아주(州)의 한 보트 판매업체 관계자는 “거의 미친 수준”이라며 “보통 한 달에 두 세대가 팔리는 데 지금은 달마다 11대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고 열기를 전했다. 전미 선박제조협회의 존 마이클 도나휴 홍보이사도 “보트가 제작되자마자 팔려 나가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보트 중에서도 카약이나 돛단배 등 규모가 작은 배들의 판매 실적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구매자 절반 이상은 처음 보트를 접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그 동안 마음에만 두고 있던 보트 여행에 과감하게 나선 것이다. 다만 보트를 트레일러에 싣고 운반한 뒤 바다에 띄우는 일 자체가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아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실 보트보다 훨씬 간편한 것은 자전거다. 보트와 마찬가지로 자전거 역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면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가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AP통신은 “사람들이 화장지를 구입하듯 자전거를 사고 있다”며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가장 큰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정부들이 그간 친(親)환경 정책 차원에서 자전거 도로를 꾸준히 늘려온 온 데다 코로나19 이후 장거리 여행 대신 인근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수십년 만에 자전거 호황이 찾아온 것이다. 빌 네스퍼 미 자전거사용자협회 이사는 “국민들이 자전거를 통해 자신이 사는 지역을 재발견하는 또 다른 즐거움도 느끼고 있다”고 긍정적 효과를 설명했다.


워싱턴= 송용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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