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싸움보다 대화 선호하지만 “데탕트 추구 가능성 낮아” 분석
이낙연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 당시 김종인은 부대표 인연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미래통합당 대표 격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띠동갑이다. 이 대표는 1952년생, 김 위원장은 1940년생이다. 두 사람 모두 '정치 감각이 뛰어나고 노선은 합리적ㆍ실용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거친 싸움’보다 ‘유연한 대화’를 선호하는 것도 공통이다. 이 대표는 ‘말의 품격’을 중시하고, 김 위원장은 ‘장외 투쟁 금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스타일만 보면 호흡이 잘 맞을 듯 하지만, 두 사람이 '데탕트'를 추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두 사람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빅매치를 앞두고 있다. 더구나 이 대표는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라 김 위원장이 호락호락 봐줄 리 없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의 두 사람의 인연은 4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초 이 대표는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였고, 김 위원장은 취재원인 집권여당(민정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다. 이 대표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두환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연기할 것 같다는 특종을 했는데, 소스가 김종인 위원장이었다”고 소개했다. '서로 상당히 통하는 사이'였다는 얘기다.
두 사람은 민주당에 함께 몸 담기도 했다. 17대 국회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 원내대표였고, 김 위원장은 부대표였다. 21대 총선 때 김 위원장이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자, 이 대표가 면담을 청해 만류한 일화도 있다.
통합당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시절보다는 양당 관계가 누그러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이 대표에 거는 야당의 기대 역시 작지 않다”며 여야 대화 채널 가동을 요구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 이 대표 모두 결정 과정에 군더더기가 없다. 사안의 본질이 무엇인지로 직진해 해결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또 “두 사람 사이에 신뢰가 있기 때문에 이해찬 전 대표 때보다는 돈독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이 직면한 정치적 상황은 '대결'을 요구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주자 입지를 굳히기 위해 통합당과 각을 세워야 하는 처지다. 온건한 태도를 취했다가는 강성 친문재인계의 비토를 받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지상과제로 삼고, 청와대와 민주당의 실책을 노려야 하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의 중도 지향 행보가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을 맞아 주춤한 탓에 통합당의 대여 투쟁 강도가 다시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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