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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ㆍ중증 환자 10일만에 6배 급증...병상확보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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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ㆍ중증 환자 10일만에 6배 급증...병상확보에 '초비상'

입력
2020.08.30 18: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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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증환자 즉시가용 병상 15개뿐
최근 집단감염 10명 중 4명 고위험군
정은경 "물러설 곳 없다는 심정으로 연대를"

30일 대구 동구 효목동 한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30일 대구 동구 효목동 한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중증ㆍ위중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에 따른 사망 사례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최근 2주간 국내 확진환자가 일평균 300명을 돌파하는 등 확진세가 꺾이지 않은 탓인데, 문제는 가용 병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점이다. 실제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판정 대기 중에 사망하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어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3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99명이다. 이 중 국내발생이 283명, 해외유입이 16명이다. 국내발생 사례를 포함해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로 줄어든 것은 지난 25일(280명) 이후 5일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의 영향이 일부 작용,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을 것으로 풀이되지만 두 자릿수로 떨어뜨리기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 최근 2주(8월 17~30일) 국내에서 신규로 발생한 일 평균 확진자는 301명에 달한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수도권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가 시행된 이날 "앞으로 1주일 간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연대해 달라"라며 특히 젊은층의 이동 자제와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확진자 증가세보다 더 큰 문제는 산소 공급 등 조치가 필요한 중증 이상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위ㆍ중증 환자 수는 전날보다 6명이 증가한 70명에 달했다. 지난 20일 12명에서 10일만에 6배 가까이 껑충 뛴 수치다. 중증 환자가 38명,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위중 환자는 32명이다. 특히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고령자가 60명(85.7%)에 이른다. 앞서 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 25일 2개월여만의 기자회견에서 위ㆍ중증환자가 크게 늘어 내달 1일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급격한 확산에 따른 위ㆍ중증 환자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도 추가 2명이 사망해 사망자는 누적 323명으로 늘었다. 특히 28일과 29일에는 각각 3명과 5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고령자 중심으로 사망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들어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 뒤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상태가 갑자기 악화돼 사망하거나 아니면 사후에 검사를 했는데 신종 코로나 양성이 확인된 사례들의 보고가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방역당국도 그 부분에 대해 매우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를 키우는 대목은 갈수록 줄어드는 병상이다. 29일 기준 중증 이상 환자를 위한 전국 보유병상은 총 518개인데 이 중 입원이 가능한 병상은 59개뿐이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47개에 불과하다. 이날 중증 이상 환자가 6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41개 병상만 남은 셈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확진자가 급증하는 수도권 지역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15개에 불과하다.

경기도의 경우는 특히 심각하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속출, 지난 26일에는 신규 확진자 93명의 80%에 달하는 74명이 바로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채 집에서 대기해야 했다.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76명의 84.5%인 68명도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배정받지 못해 ‘격리 예정’ 상태로 분류됐다. 자칫하면 지난 2월말 대구경북 지역에서 2,000여명의 확진자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면서 벌어졌던 최악의 의료시스템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마저 감지된다.

최근 집단발병 사례에서도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명 중 4명에 달한다는 점이 위험을 높이는 대목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경우 이날 정오까지 누적 1,035명이 확진된 가운데 위험군인 60대 이상이 422명(40.8%)에 달했다. 이는 국내 누적 신종 코로나 확진자 1만9,699명 중 60세 이상 비율인 26.0%보다 훨씬 높다.

한편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가운데 광복절 집회 이후 2주간 거리두기 강화가 이뤄졌음에도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지난 2주간 감염재생산지수를 산출한 결과 현재 1.5정도로 파악된다"라며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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