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에서 코트를 누볐던 포워드 김동욱(30)이 SK 구단 유소년 코치로 농구 인생 2막을 열었다. 선수로는 한창인 나이에 이른 은퇴는 물론 아쉽지만 새 자리에서 확고한 목표가 있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김동욱은 “농구를 오래 해서 아쉽기도 했지만 SK에 좋은 선수가 많다”며 “남들보다 빨리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운한 건 없다. 좋은 결정이라 생각한다. 구단에서도 좋은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2013 프로농구 신인 2군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은 김동욱은 1군 무대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1군 통산 10경기에서 평균 3분11초를 뛰었다. 높은 벽에 부딪혔지만 D리그(2군)에선 정상급 선수로 통했다.
김동욱은 2018년 D리그 2차 대회에서 SK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2019년 D리그에서는 총 16경기에서 평균 34분3초를 뛰며 평균 11.9점 7.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후 현역 생활 기로에 선 김동욱은 향후 진로를 두고 고민하다 아내 최민복(29)씨와 상의 끝에 새로운 길을 찾기로 했고, 때마침 선수 생활 때 김동욱의 성실함을 눈여겨봤던 SK가 유소년 코치로 손을 내밀었다.
김동욱은 “프로 구단 프런트 출신인 아내가 SK에서 좋은 조건으로 자리를 준다고 하면 그 방향으로 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조언을 해줬다. 어떻게 보면 이 얘기가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차분히 선수 생활을 돌이켜 본 김동욱은 가장 재미 있게 농구를 했던 시절로 경복고 재학 때를 꼽았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했다. 당시 멤버가 전준범(현대모비스) 박재현(오리온) 주지훈(LG)으로 정말 잘 맞았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대학 팀을 만들어 같이 뛰자는 얘기도 나눴다. 고등학교 이후 모두 갈라졌지만 지금도 그 시절 얘기만 하면 전부 눈이 초롱초롱해진다”며 미소 지었다.
이제 김동욱은 권용웅 SK 유소년 팀장 밑에서 한국 농구의 미래이자, SK의 차세대 얼굴을 지도한다. 그의 ‘농구 인생 2막 목표’는 SK 유소년 연고 지명 선수의 성장이다. 김동욱은 “일반 농구교실과 다르게 우리는 유소년 연고 지명 선수도 있다”며 “그 친구들의 성장을 위해 좀 더 희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현재 SK의 연고 지명 선수는 안세환 김성훈 에디 다니엘 김민재 김태인 편시연 등 총 6명이다. 이들은 모두 중학생 신분이다. 김동욱은 “코로나19로 단체 훈련을 못해 KBL센터 지하 시설 또는 강남 지점 체육관에서 한 두 명씩 불러 1대1 지도를 한다. 중학생이라 코어 운동보다 밸런스 운동에 집중하고, 체육관에선 기본기와 드리블, 포스트업 기술을 집중적으로 봐준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유소년 선수를 관리하는 건 우리 팀만의 장점”이라며 “이 선수들이 3~4년 후 송교창(KCC) 양홍석(KT) 같은 선수가 돼 우리 팀과 계약하면 팀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엄청 뿌듯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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