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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일도 싫어… 中, 청소년 '책상물림'에 철퇴

입력
2020.08.30 10:00
수정
2020.08.30 10: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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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하루 1시간 체육수업 의무화
"타 수업 대체 금지" 기피 풍조 종지부
노동교육 주 2시간... "스트레스 가중"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고3 수험생이 대학입학시험(가오카오)을 마친 뒤 고사장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고3 수험생이 대학입학시험(가오카오)을 마친 뒤 고사장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학교 체육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하루 최소 1시간은 운동하는 시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노동교육’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입시경쟁에 치이고 온라인게임에 매몰된 청소년들의 건강 증진과 올바른 가치관 함양을 위해서다.

중국 교육부는 최근 “학생들이 매일 1시간씩 운동할 수 있도록 초ㆍ중ㆍ고교의 체육활동을 보장하고 체육수업을 건너뛰는 것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입시에 유리한 다른 과목으로 수업을 대체하지 말라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이 한두 가지 운동에 특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스포츠 대회를 상시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앞서 5월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제기된 문제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새로운 제도 시행을 알렸다.

체육활동을 위한 인프라도 갖췄다. 가령 축구장의 경우 2015년부터 4년간 3만2,432개를 증설해 전국 학교에 12만960개를 확보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제안한 청사진의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중국 대부분 학교는 체육시간을 회당 40분씩 매주 3회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정부 방침대로라면 기존 체육시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수업에서 체육은 성가시고 논란 여지가 많은 기피 과목으로 이미지가 추락하던 차였다. 4월 저장성 원저우, 허난성 저우커우, 후난성 창사에서 고교 입시를 준비하던 중3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달리기를 하다 불과 보름 사이에 호흡곤란으로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올해 대학입시에 역대 최대규모인 1,070만명이 응시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도 체육 경시 풍조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어린이들이 농구 수업을 하고 있다. 텅쉰왕 캡처

중국 어린이들이 농구 수업을 하고 있다. 텅쉰왕 캡처

교육부는 청소년 대상 노동교육 비중도 높였다. 과외활동이나 가사노동 방식으로 초ㆍ중ㆍ고교에서 주당 2~3시간의 노동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과거 중국 지도층이나 부유층 자녀의 일탈이 사회적 문제가 될 때마다 물질 만능주의를 배격하고 땀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며 노동교육 강화 방침을 밝혔지만 일회성 대책에 그쳤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초등학생이 집안 일을 돕거나 방과 후 교실 청소를 하는 등의 노동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2분으로 한국(42분), 미국(72분)에 크게 못 미친다. 대학생도 사회 진출에 앞선 필수과정으로 노동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노동교육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에 따른 생활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며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면 당사자인 학생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학교 공부가 가뜩이나 버거운데 과목을 하나 더 늘려 스트레스가 오히려 가중된다는 것이다. 중국 학교는 9월 1일 전후로 일제히 개학한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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