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청년학교 딴길2 8개 학과 120명 졸업
2016년 첫 시작, 올해까지 42개 학과 607명 다녀가
업계 전문가와 지역 청년들 모여 새 커뮤니티 형성
지난달 27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대구시청년센터. 두 달여 간의 과정을 마친 청년학교 딴길2 수강생 100여명이 각각 별도 강의실로 모였다. 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수강생들은 학과별로 졸업식을 열었다. 노동욱 대구시청년센터 활동지원팀장은 "올해는 신종 코로나로 사업이 많이 축소되고, 행사도 간소하게 치를 수 밖에 없어 아쉽다"며 "갈 곳을 잃어가는 청년들이 딴길2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었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시청년센터가 2016년부터 딴길을 걷고 있거나 걷고 싶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청년학교의 참가 열기가 뜨겁다. 딴길1은 기준중위소득 150%이하 미취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150만원을 지원하지만 딴길2는 특별한 자격 요건 없이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청년들은 진로와 직업, 경험, 가치관, 정체성 등 저마다 가진 특성을 '길'에서 재발견하고 있다.
올해 청년학교 딴길2는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하는 '두팔다리 튼튼해져볼과', '여행자학과', '독립출판학과', '감성브이로그학과', '광고학과', '나도배우다학과', '한땀한땀학과', '자연담은 내밥상학과' 등 8개 학과로 진행됐다. 학과별 15명 안팎의 청년들과 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담임교사로 참여했다.
‘나도 배우다학과’ 학생들은 매주 피나는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연극을 선보였다. 지난달 10일 ‘나의 인생의 무대 위에서 베테랑이 되자’라는 주제로 한 소녀의 일생을 ‘여행’이라는 작품으로 풀어냈다. 학생들 모두 연극을 한 번도 한 적 없는 초보자들이었지만 올해 말에는 대구 남구 대명동 한 극장에서 후속 연극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나는 배우다학과 수강생 김상협(27)씨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알게 됐다”며 “멤버들과 함께 매주 연습하면서 공연도 했는데,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된 듯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여행자학과는 여행관련 전문 강사를 초청해 경남 하동과 대구 근대골목, 김광석 거리 등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고, 감성브이로그학과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 실습을 통해 일상을 기록하고 개성 넘치는 영상제작법을 배웠다. 한땀한땀학과는 자신만의 취향으로 키링, 트레이, 카드지갑 등 가죽 공예 제품을 만들었다. 독립출판학과는 두 달간의 전문 제작 프로그램 교육을 통해 다이어리, 여행 사진 등이 담긴 소소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여행자학과 수업에 참여한 권택형(25)씨는 “조금만 더 움직이면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비록 신종 코로나로 인해 많은 곳을 다니진 못했지만 새로운 인연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청년센터에 따르면 딴길2에는 대구에 거주하는 19~39세 청년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지난 6월 선착순 접수를 거친 청년들이 매주 1회씩 학과별로 총 8회 만났다. 참가비는 5만원이지만 6회 이상 수업에 참여하면 전액 환급 받을 수 있다. 올해 120명이 참가했고, 2016년 이후 현재까지 총 42개 학과 607명이 거쳐갔다.
조은주 대구시 청년정책팀장은 "신종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청년들에게 청년학교가 활력소가 되기 바란다"며 "앞으로도 대구 청년 문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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