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걱정에 집콕"... 해외서 '간이 풀장' 품절 행진

유럽 여름휴가철 코로나 재확산 우려
집에서 안전하게 휴가 보내려는 사람들 늘어나
폭염 속 간이 풀장은 가심비와 안심비 모두 만족시켜

스페인 세비야에서 16일 한 주민이 마당에 설치된 간이 풀장에서 반려견과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세비야=AP 연합뉴스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에서 26일 40도가 웃도는 무더운 오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부채로 햇볕을 가리고 있다. 코르도바=EPA 연합뉴스

스페인 남부의 8월은 다른 유럽 지역보다 기온이 높아 혹독한 여름으로 악명이 높다. 40도가 웃도는 낮 기온 속에 피부를 태울 듯 작열하는 태양은 밤 10시는 돼야 저물어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입이 줄어들어 휴가를 낼 여유조차 없어진 스페인 사람들은 집에서 보내야 하는 긴 시간 동안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찾아 나섰다.

올여름 스페인 최신 유행 아이템은?

'가심비'와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심비'를 갖춘 공기주입식 간이 풀장이 스페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간이 풀장은 주택 마당, 테라스, 공공 주택 뒷마당을 비롯해 남부 세비야의 거리에서도 유행하는 최신 아이템이 되었다. 여름이 되기 전인 5월부터 무더운 여름날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을 우려한 사람들이 발 빠르게 간이 풀장을 구입하기 시작했고 이미 6월에 쇼핑몰과 온라인 웹 사이트에서 대부분이 품절됐다.

스페인 세비야에서 13일 하비에르 살세도씨가 부인이 일광욕을 하는 동안 정원에 설치한 간이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세비야=AP 연합뉴스

세비야에 거주하고 있는 하비에르 살세도 씨는 플라스틱 벽이 있는 견고한 모델의 고품질 간이 풀장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상품이 없어 중고 시장을 뒤져 겨우 고무 풀장을 마당에 설치해 여름을 나고 있다. 그나마 살세도 씨는 집에 마당이 있어 사정이 좋은 편이다. 세비야의 모든 사람들이 살세도 씨처럼 넓은 마당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폭염 속 가장 가난한 동네 중 한 곳에서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사벨 씨는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 팽창식 풀장을 구입했지만, 마땅히 설치할 장소가 없어 거리에 놓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이들은 간이 풀장 놓을 장소 걱정 없이 가족과 함께 해변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스페인 세비야에서 19일 주민들이 간이 풀장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사벨씨는 아들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고, 코로나19 위험군이기에 공공 수영장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세비야=AP 연합뉴스

스페인 세비야에서 9일 리타 고메즈 씨가 정원에 설치한 간이 풀장에서 와인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그녀는 이웃들이 작은 정원에 간이 풀장을 두는 것에 부정적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여행을 못 가는 상황에서 자신을 위해 자쿠지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세비야=AP 연합뉴스

스페인 세비야에서 11일 어린 소녀들이 뒷마당에 설치한 간이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이곳 주인은 코로나19 때문에 간이 풀장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간이 풀장이 좋은 점은 원할 때 언제나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비야=AP 연합뉴스

세비야에서 11일 한 주민이 마당에 설치된 간이 풀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이곳 주인은 코로나19로 해변이나 다른 수영장에 갈 수 없었고, 만약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간이 풀장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비야=AP 연합뉴스

스페인 세비야에서 5일 어린이들이 정원에 설치된 간이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주인인 바바라 라라네타씨는 이 도시의 많은 사람들처럼 폭염과 코로나 19로 인한 제한조치 문제로 간이 풀장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세비야= AP 연합뉴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