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족 커뮤니티서 의사들 집단 휴진 성토 이어져
환자단체들 "수술 미루면서 파업해야 하나"? 비판
전국 의사들의 제2차 집단 휴진이 시작된 26일 이후 항암 치료 등 진료를 받지 못한 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답답함을 토로하고 나섰다.
암 환자 정보 공유 온라인 커뮤니티에 21일 올라온 글에서 한 누리꾼은 "A대학병원에서 26일 마지막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파업 때문에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환자들은 지장이 없다더니 아니다"(이****)고 밝혔다.
이 글에는 "저도 26일 항암 치료 예약이 9월 2일로 연기됐다는 전화를 받았다"(양**), "B대학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내일 항암 치료 입원 예정이었는데 아마 일주일 밀릴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내*****) 등의 댓글이 달렸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6일부터 사흘 동안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휴진에 앞서 정부와 의료계는 막판 협상을 벌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중단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전공의 등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파업 이틀 전인 24일에도 "암 전이 판정을 받고 3주 뒤에나 항암치료 일정이 잡혔는데 이것마저 미뤄질까 봐 너무 불안하다. 아픈 가족을 둔 입장에선 기가 막히는 상황"(알****)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C대학병원에서 검사하고 항암 입원 예약하려고 했는데 파업으로 1, 2주 연기됐다. 항암이 이렇게 연기돼도 되는 건지. 교수님도 걱정하시는데 빨리 파업이 해결되길 바란다"(긍****)는 글도 올라오는 등 우려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온 상태다.
암 환자 정보 공유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닌 각종 생활 정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환자 가족"이라는 글쓴이들의 토로가 이어졌다.
경기 고양 지역 정보 커뮤니티에서 한 회원은 27일 "9년째 식물인간 친정아버지가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셔야 해서 예약을 어렵게 잡았는데, 지난 24일에 파업으로 갑자기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아 다시 예약을 잡는 데 전화를 80통 해야 했다. 의료 공백이 없을 거라더니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지만, 전화기 붙잡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들****)는 글이 올라왔다.
사흘 동안 총파업으로 대형병원 수술 일정이 일부 미뤄지면서 암 환자의 수술 대기 기간은 평균 한 달에서 석 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도 의협의 총파업을 비판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24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강행하는 의협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다'며 정부를 향해 "협상을 해줘서는 안 된다. 제대로 강력하게 대응해줘야 한다. 국민의 목숨을 본인의 이익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의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26일 성명을 통해 "의협이 주장하는 '4대악 의료정책'이 중증 환자들의 수술을 연기하고 응급실과 중환자실 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을 주면서까지 막아야 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상당수 국민들은 이번 의협 총파업을 의사들의 독점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집단행동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