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진단 검사 놓고 말바꿔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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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장이 7월 스위스 제네바 WHO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노출될 경우 즉각적인 증상 여부와 무관하게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거듭 권고했다. 하지만 최대 발병국인 미국에선 보건당국이 관련 지침에 대해 혼선을 초래하면서 정치적 입김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거세다.
마리아 판 케르크호버 WHO 역학조사관은 27일(현지시간) "우리의 권고는 감염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을 검사하라는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증상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된 검사 대상은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집단감염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에 노출된) 무증상자 혹은 증상 발현 전인 사람들을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광범위한 인구 검사는 비용 문제로 비현실적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WHO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미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코로나19 감염자와 2m 거리를 두고 15분 이상 접촉했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변경된 지침을 게재했다. 이는 무증상이라도 확진자 또는 감염 의심환자와 긴밀하게 접촉했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사흘만에 입장을 기존 입장으로 되돌아갔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검사가 필요한 모든 사람은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감염 의심자와 긴밀히 접촉한 모든 사람은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CDC의 입장 번복은 의사와 정치인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이번(24일)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비난을 촉발시켰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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