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계획법령 명시적 위반" 권익위에 의견서 제출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송현동 문화융합센터 부지.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회사 소유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대해 서울시가 문화공원 지정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사유재산 매각을 방해하는 위법성 짙은 알박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려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구체적 시설 여부 및 예산 확보조차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우선 지정해 확보하려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에 필수적인 자구안인 송현동 부지의 민간 매각을 방해하는 행위 일체를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회사는 서울시가 부지를 선점할 목적으로 문화공원 강제지정부터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알박기'로 표현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고 서울시를 비판한 건 처음이다. 회사의 지속적인 고충 민원 제기에도 시 당국이 해당 부지의 공원 지정 방침을 고수하는 데 공개 항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지난 25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문화공원 추진 절차에 국토계획령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주장도 내놨다.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도시·군 계획시설은 집행 능력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으로 결정해야 하며 사업 시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계획을 수립하도록 조건을 명시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감정평가를 통한 대금 지급이 가능하다고만 할 뿐 대금 지급을 포함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도시관리계획변경안을 입안해 강행하는 것은 최소한의 실현 가능성이나 집행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것"이라며 "이럴 경우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할 가능성이 크고, 토지 개발이나 처분을 모두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시계획시설 결정 뒤 장기 방치된 도시공원에 대해 지난 7월부터 공원 지정을 취소하는 일몰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서울시가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는 기업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에 대한 문화공원 지정 강행을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며 "연내 다른 민간 매수의향자에게 매각하는 과정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자본 확충을 위해 송현동 부지를 포함한 유휴자산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주관사 선정 및 매수의향자 모집 절차를 진행했으나,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고 강제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는 이에 지난 6월 문화공원 지정의 위법성과 연내 매각 필요성을 주장한 고충민원을 권익위에 제기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가량의 긴급자금을 수혈 받았다. 또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고, 전 임직원의 임금 반납 등 자구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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