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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편 등용되고, 윤석열 편 내쳐진 '속 보이는 인사'

입력
2020.08.28 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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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이성윤 보좌했던 인물은 대거 요직 배치
윤석열 편에 섰던 검사들은 '다운그레이드' 인사

검찰 중간 간부 및 평검사 인사가 단행된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검찰 중간 간부 및 평검사 인사가 단행된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취임 후 두 번째로 단행한 차장ㆍ부장검사급 인사의 메시지는 “내 편에 서면 보상받는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추 장관 노선에 섰던 검사들 대부분을 핵심 보직으로 이동시킨 탓이다. 친정부 성향인 이성윤(58ㆍ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보필했던 검사들도 ‘전진배치’ 인사를 받았다.

반면 추 장관ㆍ이 지검장과 반목했던 윤석열(60ㆍ23기) 검찰총장과 가까운 검사들은 조직 내 평가에 비해선 하향 인사를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윤석열 라인 학살’로까지 불린 올해 초 인사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줄 세우기’ 의도가 담긴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얘기다.

대표격인 인물은 역시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장인 정진웅(52ㆍ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다. 정 부장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47ㆍ27기) 검사장과 육탄전을 벌이는 등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승진 보임됐다. 한 검사장 측의 고소ㆍ감찰 요청에 따라 사실상 수사 대상이 됐음에도 검찰청 실무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자리로 영전한 것이다.

전준철(48ㆍ31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도 같은 검찰청 반부패수사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에 파견됐던 전 부장검사는 해당 수사에 일조하며 이 지검장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고 한다. 부부장검사 시절인 2016년,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에서 상당한 활약을 하기도 했다.

현 정부에서 승승장구 중인 심재철(51ㆍ27기) 법무부 검찰국장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출신인 주민철(46ㆍ32기) 대검 법과학분석과장은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옮겼는데 심 국장과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국장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재임 시절 휘하에 두었던 정용환(45ㆍ32기) 대검 DNA화학분석과장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이 됐다.

이에 반해 윤 총장 편에 섰다거나, 정부 방침에 반하는 입장을 표명한 검사들은 ‘하방 인사’를 피하지 못했다. 검찰 개혁 방안에 반대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린 정유미(48ㆍ30기) 대전지검 형사2부장, 김수현(50ㆍ30기) 부산지검 형사1부장은 각각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 제주지검 인권감독관에 배치됐다. 대외적으로 윤 총장의 ‘입’ 역할을 수행해 온 권순정(46ㆍ29기) 대검 대변인도 전주지검 차장검사가 됐다. 박영진 대검 형사1과장은 울산지검 형사2부장으로 발령됐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정유미ㆍ김수현 부장처럼 대놓고 정부에 반기를 든 검사는 (한직으로) 보내 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윤 총장 편을 들었던 검사들은 (실력에 따라) 실제로 가야 할 곳보다 한두 단계 아래의 보직에 배치한 것 같다”며 “지난번 인사가 상대편을 확실히 ‘죽인’ 인사라면, 이번엔 ‘우리 편’을 챙긴 인사”라고 지적했다.

향후 검찰의 주요 수사도 새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했던 이복현(48ㆍ32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전보됐다. 김태은(48ㆍ31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끝내지 못하고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옮긴다. 삼성 사건의 경우, 수사에 계속 참여했던 김영철(47ㆍ33기)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이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장으로 이동하는데 일각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결정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앞서 재판에 회부된 삼성 관계자들도 있는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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