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섭 광주시장이 27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민관공동대책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태풍(제8호 바비)이 지나가자 이번엔 '코로나 쓰나미'가 몰려왔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광주와 인천 등 전국으로 번진 탓이다. 이에 지역 방역당국은 속속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위기 대응 수준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7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민관공동대책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 방역수칙 행정명령을 위반할 때는 일체의 관용 없이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달 10일 낮 12시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시의 강경대응은 최근 코로나 확진자 폭증세 탓이 크다. 전날부터 이틀간 발생한 광주시 코로나 확진자는 56명으로 2월 3일 광주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최대 발생 규모다. 이에 광주시는 이날부터 모든 교회 등 종교시설은 비대면 온라인 활동만 허용하고 소모임과 활동을 금지했다. 또 집단 체육활동 및 실내집단운동도 금지시켰고, 놀이공원, 워터파크, 공연장, 야구장, 축구장, 목욕탕, 학원 등에도 집합금지 조처를 내렸다.
이틀새 81명의 확진자가 나온 인천시도 3단계 수준의 조치 중 하나인 10인 이상 실외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대구시는 '대구형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하나로 시청 직원의 30% 이내에서 재택근무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5인 이상 동석 식사를 금지키로 했다. 강원도는 본청 및 사업소 등에서 시차 출근제, 재택근무 등의 유연 근무를 통해 전 인원의 절반 근무를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코로나 종식을 위해 애쓴 방역 당국과 이에 협조해 온 시민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앵그리'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코로나 우울증'을 겪는 시민들 사이에서 도드라진다.
이날 오후 광주 서구 금호지구에서 만난 퓨전 중국음식점 사장 이모(50)씨는 "코로나 재확산의 진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얘기만 나오면 분노 조절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로 장사가 안 돼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도 근근히 버티고 있다"며 "종교의 탈을 쓰고 우리 사회 안전을 위험에 빠뜨린 사람들을 내 손으로 처벌하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해 속만 끓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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