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
증상 신종 코로나와 유사해 혼란
호흡기전담클리닉도 작동 못해 우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주 연속 폭증세를 이어가자 "확산세를 당장 진압하지 않으면 겨울철 독감과 뒤섞여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신종 코로나로 인한 호흡기ㆍ발열환자의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해 설치하기로 했던 '호흡기전담클리닉' 마저 의료계의 비협조로 논의가 지지부진해져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독감은 신종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바이러스감염증으로 증세가 인후통, 콧물, 기침 등으로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증상이 비슷한 만큼 두 집단이 뒤섞이면 의료현장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독감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면 당장 9월부터 시작되는 예방접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 환자가 연일 200~300명씩 폭증하는 시기에는 병원에 사람이 몰리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도 25일 브리핑에서 "지금 고비에서 (확산세를) 억제하지 못하면 9월에 시행될 독감예방접종이 순조롭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27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이 보통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때문에 그 전에 신종 코로나 확산세를 잡아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확산세가 9,10월로 이어지고 독감예방접종 때문에 기존에 병원을 가지 않던 사람들까지 한 번에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보건소 등 공공시설이나 동네 의원에서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 진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으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상반기부터 함께 추진해온 정책이다. 정부는 연내 500개를 포함해 내년까지 전국 1,000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의협이 의대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해 관련 협의마저 중단하면서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브리핑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는 가을 이후 신종 코로나 재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착수한 것"이라며 "의사들이 신종 코로나에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인 만큼 호흡기전담클리닉을 같이 운영하는 방안들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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