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가거도 일부 지역 정전 '공포의 밤' 보내
"비바람이 징글징글 하요~ 무서워서 나갈수가 없당께라", "지난해 왔던 13호 태풍 '링링'은 아무것도 아니랑께~"
26일 밤 8시쯤에 접어들자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근접한지, 바닷가를 끼고 있는 전남 목포 평화광장 앞바다는 거센 파도가 육지로 몰아치고, 비바람과 함께 한 강풍이 불면서 도로변 가로수가 뿌리채 넘어갔다. 매일 이 시간때면 시민과 관광객 등 수천여 명이 몰려나오지만 지나가는 자동차만 간혹 보이고 인기척은 찾아볼 수가 없는 '암흑의 도시'처럼 변했다.
이날 제주도를 제외하고 태풍을 가장 먼저 맞이한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일부 지역은 전기가 끊기자 주민들이 공포의 밤을 보내고 있다. 앞서 신안군은 가거도 주민 100여 명은 이틀전에 목포시내로 대피시키고 주민들은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외출을 제한시켰다.
실제로 이날 오전 4시20분쯤 가거도 자동기상관측장비 전원 공급이 갑자기 끊기면서 먹통이 됐다. 인근 가거 2구에서 4가구도 정전됐는데 가거도 내연발전소는 관측장비 선로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가가도 출장소 윤선민 개발계장은 "정전으로 풍속을 측정할 수 없지만 초속 40m가 넘는 강풍으로 보인다"며 "칠흑 같은 밤바다가 쪼개지는 듯한 소리만 들려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오후 4시30분쯤 태풍 영향권에 든 전남지역에서 가옥의 지붕이 날라가고 가로수 쓰러짐 사고가 잇따랐다. 영암군 삼호읍 한 도로에서 가로수가 도로로 넘어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취했다.
담양군 담양읍과 강진군 강진읍 도로에서도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지는 등 36건의 신고가 소방당국으로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거센 바람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쓰러진 가로수를 잘라내는 등 안전조치를 마쳤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이날 오후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 토석류 피해를 입은 함평군 연천마을을 방문, 응급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태풍이 지날때까지 안전한 장소에 대피토록 긴급 지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