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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운 태풍 '바비'… 서울 출근길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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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운 태풍 '바비'… 서울 출근길이 위험하다

입력
2020.08.26 18:46
수정
2020.08.26 23:45
1면
0 0

초속 40~60m "사람 날아갈 수 있는 강도 바람"
수도권, 최근접 시기 27일 오전 5시 전후?
기상청 "출근길, 기록적 강풍 피해 우려"


26일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 외벽이 떨어져 승합차 한대가 파손됐다. 제주=뉴스1

26일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 외벽이 떨어져 승합차 한대가 파손됐다. 제주=뉴스1

성인 남성도, 커다란 돌도 날려버릴 위력을 지닌 제8호 태풍 '바비'가 덩치를 키우며 수도권을 향해 북상 중이다. 25일 밤부터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든 제주에는 초속 30m 이상의 강풍으로 아파트 외벽이 뜯겨나가고, 가로등이 힘없이 꺾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 바비는 제주를 지나 26일 오후 8시 전남 목포, 26일 자정 전북 군산, 27일 오전 5시 서울 및 수도권에 가장 가까워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바비의 영향으로 초속 40~60m의 기록적인 순간 돌풍이 불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기상청은 26일 "현재(오후 3시 기준) 태풍 바비가 제주도 서쪽 약 200㎞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상 중"이라며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최대풍속 초속 45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했다"고 밝혔다. 태풍 바비는 서울에 최근접하는 27일 오전에도 강도 '강'의 위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바비는 30도가 넘는 제주도 인근 고수온 해역을 시속 20㎞ 미만으로 천천히 지나면서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중심기압 945hPa, 강풍 반경 320㎞, 최대풍속 초속 45m의 매우 강한 태풍이 됐다.

이날 밤 태풍경보가 발효된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일부 지역에는 초속 40m 이상의 돌풍이 불고, 시간당 20~50㎜ 많은 비가 쏟아졌다. 태풍 경로가 예측보다 서쪽으로 조금 이동을 하면서 예상 강수량과 강풍의 세기가 줄어들었지만, 서해안 지역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위협적인 수준이다. 전날 밤부터 태풍의 영향을 받은 제주에는 이날까지 누적 강수량 25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26일 태풍 '바비'가 몰고 온 강한 바람으로 인해 제주시 아라2동의 한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이 꺾여 있다. 제주=연합뉴스

26일 태풍 '바비'가 몰고 온 강한 바람으로 인해 제주시 아라2동의 한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이 꺾여 있다. 제주=연합뉴스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10분 평균)에 따라 단계별로 분류하는데, 강도가 강인 태풍은 초속 33~44m, 매우 강인 태풍은 초속 44~54m의 바람을 동반한다. 초속 33~44m의 바람에는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초속 44m~54m의 바람에는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다. 태풍은 27일 오전 6시 북한 황해도에 상륙, 이어 오후 3시를 전후로 중국 하얼빈 인근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후 천리안 2A 위성이 찍은 제8호 태풍 '바비'의 모습. 연합뉴스

26일 오후 천리안 2A 위성이 찍은 제8호 태풍 '바비'의 모습. 연합뉴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강한 비'보다는 '강한 바람'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바비와 이동 경로가 유사한 과거 링링(2019년), 볼라벤(2012년)도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으로 한반도에 큰 피해를 입혔다. 지난해 가을 우리나라를 강타한 링링은 초속 54.4m의 순간 돌풍을 기록하며 가로수를 뿌리째 뽑는 위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최대풍속, 최대순간풍속이 각각 초속 51.1m, 60.0m로 역대 가장 강한 바람을 몰고 왔던 2003년 태풍 매미의 기록을 태풍 바비가 뛰어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에서도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시기(27일 오전 4~6시)에는 순간적으로 초당 40~6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다"며 "기록적인 강풍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 예보분석관은 그러면서 "특히 이 시기는 아침 출근 시간과 겹치기 때문에 실제 체감 정도는 더 클 수 있다"며 "시설물과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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