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간 물량의 10%를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
미국 세이프가드 장벽 우회 포석
중견 철강업체인 넥스틸이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내 유정용 강관 생산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넥스틸의 미국 시장 공략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넥스틸은 미국 협력업체와 합작 형태로 현지 공장 운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스턴 공장 생산에 필요한 기계와 기술력은 넥스틸에서, 공장 설립 부지 제공은 미국 협력사에서 각각 제공할 방침이다. 넥스틸은 휴스턴 공장 건립에 약 4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공장이 정상 가동에 들어갈 경우, 연간 10만톤의 유정용 강관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넥스틸의 포항 1ㆍ2공장에서 생산해온 연간 총 물량(67만톤) 중 15%에 해당된다. 넥스틸 관계자는 “내년 1월 또는 2월 정도에 휴스턴 공장이 가동하도록 일정을 맞춰가고 있다”며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이 악화하면 조금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넥스틸에게 휴스턴 공장 설립의 의미는 남다르다. 전체 유정용 강관 생산량의 90%를 미국에 수출해왔던 넥스틸은 지난 2018년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산 철강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넥스틸은 지난 2010년 이후 국내 업체 중 유정용 강관의 대미(對美) 수출량에서 1위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2018년 세이프가드를 통해 한국산 철강의 수출 물량에 쿼터제를 적용, 2015~2017년 3년 간 평균 대미 수출 물량의 70%로 제한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여기에 미 상무부는 지난달 제4차 반덤핑 연례재심 최종판정 결과 발표를 통해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반덤핑 상계관세(3.96%)를 부과, 수출을 더욱 어렵게 했다. 하지만 이번 휴스턴 공장 가동과 함께 현지 생산이 가능하게 되면서 세이프가드 장벽을 우회, 미국 내 수요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유정용 강관은 수출시장 다변화가 가능한 제품도 아니다”라며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와 쿼터제 조치에 대한 유일한 대안은 미국 현지 생산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전에서 원유나 셰일가스를 끌어올리는 데 사용되는 유정용 강관은 국내 수요가 없어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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