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CNN 전대 전체 생중계에 감사
우군 폭스뉴스는 일부만 편성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샬럿=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내 ‘가짜 뉴스’의 원흉으로 지목한 CNN방송을 갑자기 칭찬하고 나섰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우군인 폭스뉴스는 뭇매를 맞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얼마나 방송했느냐를 놓고 처지가 뒤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전날 밤 전대 첫날 상황을 생중계한 CNN에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그는 “CNN이 지난 밤 공화당 전대의 대부분을 보도해 매우 고맙다”며 “이는 CNN에도 정말 좋은 것이다. 동시에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다.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CNN은 전날 전대 찬조연설 전체를 내보냈다.
트럼프 입에서 CNN 칭찬이 나온 것은 사건이라 할 만하다. 그는 취임 후 줄곧 CNN을 ‘국민의 적’으로 부르며 가짜뉴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트럼프에게 이번 전대는 지지율을 회복할 회심의 반전 카드인데, CNN이 졸지에 흥행을 도운 격이 됐다.
이와 반대로 폭스뉴스는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질타에 시달리고 있다. 전대 일부만 편성해 방송한 탓이다.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일했던 브래드 파스케일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가 공화당 전대를 CNN으로 봐야 한다니 믿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친(親)트럼프 진영 인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스뉴스를 비난하는 공격성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다만 폭스뉴스는 민주당 전대(17~20일) 때에도 행사 전부를 생중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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