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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트럼프 '백신 지연 음모론'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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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트럼프 '백신 지연 음모론' 근거 없다"

입력
2020.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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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FDA 국장 로이터 인터뷰서
"백신 관련 결정은 과학에 근거"?
'비밀 권력집단' 방해 의혹 일축

스티븐 한 미국 식품의약국 국장이 23일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스티븐 한 미국 식품의약국 국장이 23일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스티븐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연시키려는 비밀 세력이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음모론을 일축했다. 대선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완전한 백신에 대해 승인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도 절대 동참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한 국장은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FDA에는 ‘딥스테이트’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으며 FDA 직원들은 미국인의 공익에 집중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FDA의 결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FDA가 긴급 승인한 코로나19 혈장치료에 대해서도 한 국장은 “정치적 압박에 의해 (혈장치료) 승인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백신에 대한 모든 결정도 과학에 근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되기 전 백신 승인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역시 “FDA는 과학과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면서 “그러한 경우가 생기더라도 나는 절대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 국장이 FDA의 정치적 중립성과 ‘과학’을 새삼 강조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음모론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FDA 내 딥스테이트가 제약회사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테스트하기 위해 실험자를 확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FDA가 자신의 재선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백신 개발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FDA 내 딥스테이트의 존재나 이들이 고의로 백신 개발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딥스테이트는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 온 극우 성향 네티즌인 ‘큐어넌’이 즐겨 쓰는 표현으로 민주주의 제도권 밖에 있는 숨은 직업공무원 등 권력 집단을 의미한다. 큐어넌은 미 행정부 내 딥스테이트가 민주당과 연결되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한 국장은 혈장치료를 긴급 승인한 전날 기자회견에서 ‘혈장치료 시 코로나19 환자 100명 가운데 35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 국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혈장치료가 사망 위험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킨다는 말 대신 상대적으로 줄여준다고 말했어야 했다”며 “비판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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