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3단계 코앞인데…중앙임상위 "거리두기 강화 능사 아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3단계 코앞인데…중앙임상위 "거리두기 강화 능사 아니다"

입력
2020.08.25 20:20
3면
0 0

2개월 만의 중앙임상위 국민 메시지
"수도권 확산세 꺾였다" 전망 내놓자
방역당국 잠시 후 "성급한 판단" 밝혀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져온 자료를 읽고 있다. 뉴시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져온 자료를 읽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 초입에 들어섰다고 해서 봉쇄에 가까운 수위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높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전문가 집단의 입장이 나왔다. 감염 확산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하루빨리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자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온 조언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 위원장(서울대 교수)은 2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의 재확산은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라며 “록다운(봉쇄)을 꺼내드는 것은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과 중앙임상위가 함께 열었다.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해 임상 분야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임상위가 기자회견을 연 것은 6월 21일 이후 2개월여 만의 일로 재확산에 따른 대국민 메시지를 낸 자리였다.

백신이 나와도 인류는 한동안 신종 코로나와 공존해야 하고, 때문에 지속가능이 힘든 초강경 방역 카드를 내세우기 보다 생활방역을 실천하며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오 위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백신은 90% 이상 효과가 있고, 충분한 인구가 예방 접종을 받으면 전염 확산이 더 이상 되지 않는 다는 게 통상적인 지식이지만 (신종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전파 바이러스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도의 점막, 코, 목과 같은 상기도 부분에 감염된다. 상기도는 몸 표면에 있는데 백신 접종으로 형성되는 항체 세포가 이곳까지 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대표적인 호흡기 백신인 인플루엔자 백신의 성적(방어력)을 보면 좋은 해가 50%이고 그보다 낮은 해도 많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 백신을 맞아도 감염을 피할 수 있는 확률이 절반 이하일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최근 필요성이 거론되는 거리두기 3단계 도입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오 위원장은 “중앙임상위는 방역이 아닌 임상기관인 만큼 방역 단계를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주영수(왼쪽)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이 25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중환자실 수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주영수(왼쪽)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이 25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중환자실 수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날 중앙임상위 기자회견에서는 수도권 확산세에 대한 전망과 추이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은 향후 환자 발생 전망에 대해 21~23일 사흘간 300명대였던 신규 확진자 수가 24일부터 200명대로 주춤한 점과 광화문집회 이후 거리두기가 강화된 점을 근거로 “수도권 환자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방역당국은 불과 3시간여 뒤 이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현재 상승 추세가 꺾였다는 건 상당히 성급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수도권 중환자실 마련에 비상이 걸렸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병원을 국유화하는 상황도 검토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주영수 실장은 “14일부터 환자가 급증해 현재까지 중환자 30명이 발생했다”며 “전체 수도권 중환자 병상 수는 85개인데 24일 기준으로 가용 병상은 7개 정도”라고 말했다. 중앙임상위는 신종 코로나 중환자 수가 내달 1일 정점을 찍으며 134명까지 늘어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앞서 급증한 환자들 가운데 상태가 악화할 경우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기간(5일)을 고려한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극단적인 예시임을 전제로 “만약 확산 속도가 대단히 빠른 경우 스페인이나 아일랜드처럼 전국 사립병원을 임시로 국유화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치료제와 관련해 이날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진료 권고안’을 공개하고 “렘데시비르(항바이러스제)의 조기 증상 호전 효과와 덱사메타손(면역조절제)의 사망률 감소 효과 이외에 효과를 인정할 만한 치료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확산 초기 쓰였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등은 치료제로 권고되지 않았다.

이성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