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원격 인테리어 상담 등 언택트 선제 대응
친환경 가구ㆍ먹거리 판매도 도전
'지속 가능성' 전략으로 '가치 소비' 공략
세계 최대 가구ㆍ생활용품 판매 기업 이케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한국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하는 실적을 올렸다. 외출 자제로 소비자들의 주거 공간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집 꾸미기 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도 있지만,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적기에 확대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점포별로 차별화를 둔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케아코리아는 2019년 9월~2020년 8월 전년보다 32.6% 상승한 6,6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도 31% 증가한 1,230만명에 달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유통 '빅3'의 2분기 매출이 감소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특히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성적표다. 물론 가구 전문점과 유통사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오프라인 점포가 아직 주력 매출원이고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케아의 성공 사례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케아도 코로나19 초기였던 2, 3월 전 세계 매장의 대부분을 임시 폐쇄하는 등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6월 "피해가 예상보다 적다"며 주요 국가 정부로부터 휴직(일시해고) 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받은 지원금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실제 미국을 비롯해 벨기에 크로아티아 체코 아일랜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세르비아 스페인 등 9개국에 지원금 반환을 이행했다.
빠른 실적 회복은 온라인 사업 성장과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 덕분으로 보인다. 이케아는 2018년 9월 자체 한국 온라인몰을 개설했다. 각각 2019년 3월, 2020년 4월 온라인몰을 출범한 신세계, 롯데 등보다 빠른 진출이었다. 2019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케아 온라인몰 방문객은 4,470만명으로 전년보다 13.6% 늘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매장에서 가져가는 '온라인 픽업'을 새로 도입했고, 전화로 전문가와 가구 배치 등 공간 인테리어를 상담할 수 있는 '전화 플래닝'도 추가하며 비대면(언택트) 소비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케아 매장에는 가구뿐 아니라 레스토랑, 전시실 등이 들어서 있다. 소비자들이 머물도록 설계한 점이 아웃렛 등과 유사하지만 매장 정체성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 4월 30일 서울 강동구에 개장한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가 대표적이다. 플래닝 스튜디오는 도심 외곽에 대규모로 자리한 기존 매장과 달리 핵심 상권에 출점하는 도심형 매장으로, 집 꾸미기 전문 상담가가 상주해 인테리어 정보를 알려주는 게 차별점이다.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핵심 점포만 살려 체험 공간 등 차별 서비스로 재정비하는 전략을 이케아 역시 가동 중인 셈이다.
바뀌는 소비 추세를 기민하게 포착하는 행보도 눈에 띈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환경이나 인권 보호 등 공익적 의미가 담긴 상품을 적극 구매하는 '가치 소비'가 커다란 흐름을 조성하고 있다. 이케아가 올해 경영전략으로 꼽은 '지속 가능성'은 가치 소비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케아는 지속 가능성 전략 아래 핵심 신규 상품으로 패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커튼 등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케아 광명점에서는 '이케아 파르마레'도 운영하기로 했다. 스웨덴어로 농부를 뜻하는 파르마레는 이케아가 새롭게 도전하는 친환경 도심형 채소 농장이다. 파르마레에선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재배 방식보다 물을 최대 90% 절약하는 등 친환경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이케아 레스토랑 메뉴 식자재로 쓴다. 추후 생산량이 늘면 개별 소비자 판매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중고 이케아 제품을 매입해 수리 후 재판매하는 '바이백' 서비스도 오는 11월 전 매장에서 운영된다.
니콜라스 욘슨 이케아코리아 커머셜 매니저는 "코로나19 영향이 있었지만 온라인 픽업을 비롯해 원격으로 인테리어 컨설팅을 제공하는 전화 플래닝 등과 같은 기능으로 접근성을 개선했고, 온라인몰 자체의 편의성도 높였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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