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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 치수 정책은 최우선 책무다

입력
2020.08.26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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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본류에 홍수주의보가 9년 만에 발령된 6일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한강. 뉴시스

한강 본류에 홍수주의보가 9년 만에 발령된 6일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한강. 뉴시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물난리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원인은 바로 기후변화다. 삶의 편리함과 경제성장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한 화석연료와 이로 인한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와 극한홍수로 되돌아왔다. 2011년 홍수 시기의 라니냐 현상에서 2016년 마른장마인 엘리뇨 현상에 이어 올해 다시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대비가 잘되어 있는가? 이번에 전국적으로 발생한 홍수 피해와 그 대응 과정을 보면서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다. 필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의 위험성과 예상치를 늘 경고했지만, 정책의 후순위와 인식의 부족으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는 가시적인 성과와 생색이 나지 않는 선제적 치수 예방에 소홀하여 기후변화에 장기적으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몇 가지를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하천을 비롯한 수공구조물의 치수방어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설계기준의 재검토이다. 유역에서 홍수가 발생하면 본류에서는 댐과 하천이 홍수량을 적절하게 분담하여야 하고, 지류 및 지천은 유역의 소도시나 마을의 홍수를 담당해야 한다. 또한 도심지는 하수관거, 배수펌프장 등이 내수배제를 담당한다. 이러한 수공구조물의 설계빈도가 기후변화 시대에 적절한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홍수 발생에 따라 지역 주민에게 전파하는 홍수 예경보 시스템의 개선이다. 기상청, 행정안전부, 환경부, 국토부, 지자체, 수자원공사 등 관련된 정보의 통합 및 구체적 상황전달이다. 초고속통신(IC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초기 강우 예경보부터 최종 대피 계획까지 보다 효율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전파하여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체계가 필요하다.

셋째, 여전히 통합되지 않는 물관리 기관의 종합 컨트롤 타워 기능 회복이다. 댐과 하천관리의 일원화, 다목적댐, 발전용댐과 농업용 댐의 효율적 물관리 분담 혹은 통합 체계 등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권한과 책임이 분명해야만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을 집행할 수 있다.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비단 이번 피해뿐만이 아니라, 정부가 기후변화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다.

홍수 등 물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 책무이다. 이번 안타까운 물난리를 교훈으로 삼아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지속가능한 치수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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