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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푼 휴지 던지고 속옷 빨래 요구” 코로나 의료진에 왜 이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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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푼 휴지 던지고 속옷 빨래 요구” 코로나 의료진에 왜 이러세요?

입력
2020.08.25 10:58
수정
2020.08.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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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문병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하소연?
택배로 담배 몰래 들여 와 숨겨 피우는 경우도
"뭐가 필요하세요 하면 '여자요'라는 남성 환자도"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야외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직원 등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야외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직원 등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들에게 바깥에서 생활하시는 것처럼 만족시켜드릴 수 없다고 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코 푼 휴지를 바닥에 뿌리는 분도 있다. 어떤 분은 속옷 빨래도 요구한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

수도권 내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코로나19 진료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한 환자들이 병원 물품이나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바라는 터무니 없는 요구로 간호사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간호사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증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병원인데, 좋은 분들도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분들 때문에 간호사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병실 마음에 안 든다며 '뛰어 내리겠다'는 협박도"

22일 충남 천안의료원 의료진이 음압병실 내부를 CCTV로 관찰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22일 충남 천안의료원 의료진이 음압병실 내부를 CCTV로 관찰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배정 받은 병실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창문으로 뛰어 내리겠다'는 협박도 한다고 전했다. 간호사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입원을 하게 되는데, 입원에 동의하지 않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음압병동인데 왜 다인실이냐, 1인실을 달라, 왜 나를 병실에 가두느냐, 옥상이 어디냐, 창문으로 뛰어 내리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단체 메신저방에서 타 병동 정보를 알고 이를 비교하며 불만을 제기하는 환자도 많다고 했다. 간호사는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 있는 건지, 타병원이나 타병동 입원 환자들과 비교하면서 '여기는 왜 안 되느냐'며 요구하는 분들이 있다"며 "코로나19 입원비가 공짜라고 생각해서 병원 물품을 다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상세하게 소개했다. 파스와 영양제 요구부터 밥이 맛이 없다는 반찬 투정, 커피ㆍ담배 요구는 물론, 과일과 삼계탕을 달라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한 환자는 택배로 담배를 반입해 화장실에서 몰래 피운다고 했다. 간호사는 "보통 열흘 정도 입원을 하니 (흡연자들은 담배를 참는 걸) 힘들어 한다. 화장실에서 숨어 피우길래 한 번 짐을 검사했는데, 택배로 받은 각티슈를 뜯어 보니 안에 담배가 있었다"고 말했다.

"'뭐가 필요하세요' 물으니 '여자요'라는 남자 환자도"

1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동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1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동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환자들 중에는 퇴원시켜 달라며 문을 발로 차거나 수건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심지어 코 푼 휴지를 바닥에 뿌리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간호사는 "저희한테 기분 나쁜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코 푼 휴지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있는데 본인 요구를 안 들어준다고 휴지를 엄청 뿌려놓는다"고 전했다.

퇴원할 때 입을 새 옷을 달라는 요구도 많다고 했다. 입원할 때 입고 온 속옷을 입기 싫다며 속옷 빨래를 부탁하는 환자까지 있다고 했다. 간호사는 "퇴원할 때 입고 온 옷은 오염될 수 있으니 새 옷을 택배로 받게 하는데, 새 옷이 없다며 저희한테 옷을 달라고 한다"며 "그럼 어쩔 수 없이 직원들 가족한테 옷을 기증 받아 주게 되는데, 심지어 팬티는 안 줬으니 팬티를 빨아달라는 환자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간호사는 또 "어떤 남자 분은 '필요한 게 있냐'고 물으니 '여자요'라고 답한 분도 있었다"며 "재난상황이란 점을 인지해 주시고, 저희도 힘들게 일하고 있으니 너무 좋은 서비스나 대우 받길 바라는 건 고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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