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중고 원격수업… 거리두기 準3단계?
유은혜 “수능은 일정 변경 없이 실시” ?
‘수능 플랜B’ 제시 안해 수험생들 불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대해 26일부터 고3 학생을 제외한 유치원ㆍ초ㆍ중ㆍ고교 학생의 등교를 전면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각종 평가시험 등 대부분의 학사일정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12월 3일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일정 변동 없이 그대로 치른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수험생 혼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플랜B'를 제시하지 않은 정부의 태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교육감들과 긴급 합동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지역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는 26일부터 9월 11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면 전환한다"라며 "다만 진로와 진학 준비가 시급한 고등학교 3학년은 원격수업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100일 남은 수능 그대로...대학별 고사는 상당수 변경
유 부총리는 “12월 3일 예정된 수능을 차질없이 치르기 위해서라도 감염 확산을 빠르게 차단하고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현재로서는 수능일 변경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경우 고3 등교수업에 대해서도 “고3의 특수성을 감안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추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비대면 시험 등 수능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대응)’을 세워야 한다는 배준영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수능은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수능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비대면으로 시험을 보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당장 실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수험생을 절반으로 나눠 수능 문제를 A형, B형으로 따로 출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시험 출제를 두 유형으로 준비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며 역시 선을 그었다.
교육당국의 발표가 이날로 수능을 100일 앞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의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수능까지 100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 수능 플랜B를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안전한 대입방안, 유사 시 대비책 등 거리두기 단계별로 교육당국과 대학의 계획을 밝혔으면 한다. 그것이 수능 100일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국민을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당장 상당수 대학들은 9월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수시모집 등과 관련해 일정이나 방식 변경을 추진 중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입시요강 변경을 신청한 대학이 50여 군데”라며 “최종 승인 결과는 내일(26일)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입시요강은 매년 4월 말 확정되는데, 변경하려면 대교협에 신청해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신청 대학 중 상당수는 논술과 실기 면접 등의 일정 변경을 계획 중이다. 예년에는 한 고사장에 모여 논술고사에 응시하거나 강당이나 체육관에 모여 실기시험을 치렀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이런 방식의 시험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능 전 논술고사를 치르려던 일부 대학은 수능 이후로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등교중지에도 300인 이하 학원 문 열어
이번 등교중지 조치에도 중소규모 학원 등은 그대로 운영을 허용해 학생들의 추가 감염도 우려된다. 유 부총리는 “2단계 거리두기 상황에서는 대형학원에 대해 운영중단조치가 취해진다”면서 “300인 이하 학원은 방역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방역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한 이번 등교중지 조치에도 학습격차 발생 최소화를 위해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은 원격수업 이외 추가로 대면지도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특수학교, 60인 이하 소규모학교(60명 이하), 농산어촌 학교의 경우 교직원·학부모·학생 등의 의견을 수렴해 원격수업 전환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상황에서의 가장 강력한 조치”(유 부총리)에 해당하므로 중 1·2학생 대상 성적미산출(P/F제) 등 거리두기 3단계 적용시 출결·평가·기록 방안 적용은 검토하지 않는다.
유치원 초등학교 긴급돌봄 실시
등교 중지 기간 수도권 소재 초등학교는 돌봄이 꼭 필요한 가정의 자녀 대상으로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학교 여건과 돌봄 수요를 고려해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하며, 교실당 10명 내외를 두도록 권장한다. 돌봄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급식(중식)을 제공해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치원 역시 방과 후 과정을 계속 운영하고, 기존 방과 후 과정 신청 유아뿐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유아를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해 학부모 불편을 최소화 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향후 등교 중지 기한 연장 여부 등은 감염증의 확산 상황과 위험도 등을 기준으로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연계해 검토하기로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