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리 "총리, 9월 당직 인사ㆍ개각 주도할 것"
아베 2주 만에 오전 출근... 아소 "안색 좋아져"
직무수행 의지 강조 및 구심력 저하 견제 차원
불명예 퇴진 거부감... 병세 따라 사퇴 가능성도
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르면 이번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설명한다. 아베 총리의 발표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수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쿄 정가의 소식통은 25일 “이번 주 금요일(28일)이나 늦어도 다음주 초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며 “아베 총리가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밝히는 자리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와 거취 등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건강 상태와 검사 결과를 묻는 취재진에 “그런 것들에 대해선 다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아베 총리가 지난달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한 시사주간지 보도로 시작된 건강 이상설은 최근 2주 연속 추가 검사를 위한 병원 방문으로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아베 총리가 건강 상태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총리의 병세와 거취에 대한 소문만 난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가에선 기자회견을 앞두고 △총리직 수행 의지 강조 △코로나19 대책 지시 후 사의 표명 △총리임시대리 체제 전환 등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아베 총리의 병세가 심각하지 않아 치료를 병행하며 직무를 계속할 뜻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의를 언급하는 순간 구심력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역대 최장기 정권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도 마지막 인사권 행사인 다음달 자민당 인사과 개각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당 세조회장은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다음달 당직 인사와 개각을 하려는 것 같다"며 "그것은 남은 임기(내년 9월)를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의원 해산 가능성에는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있어 당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로 출근해 각의(국무회의)를 주재했다. 2주 만의 오전 출근으로 총리 직무 수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각의 후 “안색이 좋았다”고 말했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장관도 “심각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건강 이상설을 진화했다.
반면 각료들에게 정국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대응 업무 지시를 내린 다음 사의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자민당 새 총재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이 경우 자민당은 차기 총재 선거 국면으로 돌입하게 된다. 현안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퇴임을 준비하는 방안이다.
지병 악화나 다른 이상의 발견으로 병세가 위중하다면 사임을 전격 발표할 수도 있다. 내각법 9조에 따르면 총리에게 사고가 발생하거나 총리가 자리를 비울 경우 미리 지정한 각료가 임시로 총리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아소 부총리가 1순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2순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光) 외무장관이 3순위다.
아베 총리는 2007년 9월 1차 정권 때에도 전격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사의 표명 이틀 전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개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터라 '무책임의 극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에 대한 트라우마로 이번에는 건강을 이유로 섣불리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총리 측이 최근 병원 방문 일정을 계속 언론에 흘리는 배경에는 2007년 때의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총리의 직무 수행에 대한 의지는 컸지만 수차례의 검사와 의료진의 조언 끝에 결단했다는 모양새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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