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ㆍ나사) 연구원으로 활동한 중국계 교수가 중국 정부와 연계한 사실이 적발돼 사법당국에 붙잡혔다.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첩보 활동’을 둘러싼 양국의 신경전도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 법무부는 24일(현지시간) 쳉젱동(53) 텍사스A&M대 교수를 나사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중국 정부의 ‘인재 채용 계획’에 참여하고도 이를 대학이나 미 정부에 알리지 않고,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했다. 쳉 교수는 보조금을 받는 나사 연구팀의 일원이었지만, 기금 신청 당시 여러 중국 대학 기관이나 기업 등과 연계된 사실을 숨긴 혐의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쳉 교수의 중국 국적 여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2004년부터 재직한 텍사스A&M대 홈페이지에는 1999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전 중국 대학에서 학사ㆍ석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쳉 교수가 참여한 인재 채용 계획, 일명 ‘천인 계획’은 미국이 최근 가장 문제 삼는 스파이 행적 중 하나이다. 이 계획은 중국 정부가 과학ㆍ경제ㆍ안보 증진 명목으로 전 세계에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는 나사에서 75만달러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중국 광둥 공과대 등과 제휴해 주요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 측은 “피의자가 중국 인재 계획에 관여된 사실을 알았다면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최근 중국과 ‘스파이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8년 중국의 산업기술 탈취 문제가 심각해지자 제정한 ‘차이나 이니셔티브’가 대표 수단이다. 혁신 기술이나 영업 비밀을 절도ㆍ해킹한 범죄자들이 적발되면 이 법에 따라 처벌되는데, 올 들어 체포 사례가 벌써 30여건이나 된다. 쳉 교수처럼 미국 내 중국인 학자 및 중국 측 지원을 받는 미국인 학자를 기소한 경우도 10건 이상이다.
한 달 전에는 오하이오주(州) 네이션와이드 아동병원의 연구원으로 활동한 중국인 리첸 박사가 세포 연구 등 최소 5개 기술을 훔쳐 중국 측에 넘긴 혐의를 인정했다. 올 3월에는 제임스 패트릭 루이스 웨스트버지니아대 교수가 중국 인재 채용 계획에 참여해 고용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기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법무부는 “차이나 이니셔티브로 기소한 경제 스파이의 80%는 중국에 이익이 될 만한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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