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 OLED-구조조정 LCD 모두에 우호적 환경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 이르면 3분기 흑자 볼 수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대표적 기업인 LG디스플레이가 6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라는 부진의 늪을 벗어나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할 거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주력 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실적 개선의 기반을 다졌고, 중국에 잠식 당한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선 모니터·노트북용 패널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달 들어 급등세인 이 회사 주가도 시장의 낙관적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분기 만의 흑자 전환 전망 고개
25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발표하는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최근 들어 뚜렷이 상향되고 있다. 회사가 5,000억대 영업손실을 포함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15개 증권사가 일제히 내놓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530억원 적자였지만, 이달 들어선 3분기 흑자(신한금융 430억원, DB금융 630억원)를 점치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온 것이다. 회사 실적이 빠르게 향상될 거란 공감대 속에 흑자 전환 시기 역시 다수론인 올해 4분기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거란 전망까지 출현한 형국이다.
이번 분기 흑자 전환이 현실화할 경우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이래 6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게 된다. 2017년 영업이익 2조4,61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던 회사는 기존 주력 품목이던 LCD 패널이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시장 경쟁력을 잃고 사업구조 재편에 진통을 겪으며 2018년 929억원 흑자, 지난해 1조3,594억원 적자로 하향세를 그었다. 이런 부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친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다.
3대 핵심사업 모두에 서광
LG디스플레이의 조기 흑자 전환론을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는 회사의 3대 핵심 과제인 △대형 OLED 대세화 △플라스틱(P)-OLED 사업 반등 △LCD 구조 혁신에 두루 우호적 여건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덕분에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 19.8%(24일 기준) 오르며 모처럼 급등세를 구가하고 있다.
TV에 들어가는 대형 OLED 패널의 경우 지난달부터 중국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면서 국내 파주 공장에만 의존했던 생산능력이 2배가량 확충됐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를 만드는 전세계 19개 업체에 패널을 공급하는 유일한 제조사다. 특히 상반기 코로나19로 위축됐던 TV 수요는 하반기 들어 대폭 회복되는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TV 판매량(5,560만대)은 전분기 대비 22%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간 OLED TV 제조 수요에 비해 패널 공급이 달렸는데 광저우 공장 가동으로 물량을 적시 공급할 수 있어 매출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대규모 적자를 냈던 차세대 주력 품목 P-OLED도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특히 10월쯤 출시될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의 일부 모델에 P-OLED가 채택되면서 판매량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 P-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선점한 중소형 OLED 시장에 LG가 대항마로 내놓은 제품으로 스마트폰 및 차량용 패널 시장이 주요 타깃이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P-OLED 생산물량 확대로 수익성이 본격 개선되면서 내년 하반기엔 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부터 시작된 LCD 패널 가격 상승세는 LCD 사업 구조개편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회사는 대형 LCD 패널은 연말까지 국내 생산을 중단해 생산능력을 축소하되 모니터·노트북·태블릿 등 정보기술(IT) 기기용 패널 사업은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데, 패널 가격이 오르면 조정기 매출 감소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IT 패널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산업 확대에 힘입어 회사 2분기 매출의 절반 이상(52%)을 책임지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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