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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설 보다 대형학원이 더 위험? 헷갈리는 코로나 위험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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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설 보다 대형학원이 더 위험? 헷갈리는 코로나 위험도 기준

입력
2020.08.24 17: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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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밀집도ㆍ비말 발생ㆍ지속도 등 기준으로 분류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구청 앞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구청 앞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교회는 중위험시설인데 왜 감염사례가 적은 대형학원은 고위험시설인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시로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위험시설의 기준이 헷갈린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정한 기준으로 보면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교회보다 대형학원이 더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감염 발생 추이나 빈도 등을 따져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수도권의 거리두기 2단계 실시로 운영이 금지된 고위험시설은 감성주점ㆍ헌팅포차ㆍ유흥주점ㆍ단란주점ㆍ콜라텍ㆍ노래방ㆍ실내집단운동시설ㆍ실내스탠딩공연장ㆍ방문판매업체ㆍ물류센터ㆍ대형학원(300인 이상)ㆍ뷔페ㆍPC방 등이다.

이 보다 한 단계 낮은 중위험시설에는 종교시설ㆍ콜센터ㆍ영화관ㆍ키즈카페ㆍ놀이공원ㆍ학원(300인 미만)ㆍ목욕탕ㆍ오락실 등이, 저위험시설에는 쇼핑몰ㆍ미용실ㆍ도서관ㆍ숙박업소ㆍ소매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다중이용시설 3단계 분류는 중대본이 지난 5월말 마련한 위험지표에 따른 것이다. 중대본은 공간 밀폐도, 이용자간 밀집도, 군집도(이용자 규모ㆍ수), 활동도(비말 발생 가능성), 지속도(이용자 체류시간), 관리도(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 6가지를 중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 같은 기준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앙지인 종교시설이 고위험이 아닌 중위험시설인 데 대해 큰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교회에 내려진 행사ㆍ소모임 금지령이 7월 하순 해제되기 전까지는 비교적 방역수칙을 준수해 오며 안정적으로 관리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는 오프라인 예배를 전면 금지해 사실상 고위험시설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뜻 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위험할 것 같은 쇼핑시설(백화점ㆍ아울렛 등)도 저위험시설로 분류돼 있다.

서울시 측은 “사람들이 돌아 다녀도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곳은 아니라 (고위험시설에 비해) 주요 감염 경로인 ‘비말’ 확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대형마트는 생필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돼 슈퍼마켓처럼 저위험시설로 나뉜다”고 말했다. 다만 “3단계로 격상되면 저위험시설도 방역 수칙 준수가 강제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험도가 높아도 예외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업종도 있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유통물류센터는 고위험시설에 포함돼 있지만, 필수 산업시설이라는 점이 인정돼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현재 운영 중이다.

이처럼 당초 기준과 발생현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 기준을 세분화하거나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회도 교회시설 규모, 신도 숫자, 지하 여부 등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진다”며 “업종으로 분류하기 보다는 그 동안 1만7,0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위험도를 보다 세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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