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20 1대 사면, 1대가 공짜'
요즘 미국 이동통신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다. 말 그대로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을 1대 구매할 경우, 갤노트20 제품을 1대 더 주는 방식의 '1+1' 마케팅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라 이런 파격적 마케팅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동통신사 티모바일과 버라이즌은 갤노트20을 하나 구입하면 한 대를 무료로 제공한다. 다만 두 대 모두 해당 통신사에서 월 60달러(약 7만1,300원) 이상 요금제로 2년 간 유지해야 한다 게 조건이다. 1대를 구입하는 가입자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아니지만 가족이나 지인끼리 제품을 바꾸는 경우, 기존에도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엔 제품가격의 50%를 할인 받는 셈이다.
AT&T에선 아예 30개월을 월 75달러(약 8만9,000원) 이상 무제한 요금제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갤노트20 구매 시, 1,000달러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갤노트20이 미국에선 999달러(약 118만8,000원)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단말기 초기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2년 6개월 동안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갤노트20을 구입할 때 요금제 별로 8만~24만원의 단말기 할인을 받는데 그친다. 국내에서 미국처럼 마케팅을 할 수 없는 가장 큰 배경은 단통법 때문이다. 단통법하에선 신규 가입 고객과 통신사는 유지하면서 기기만 바꾸는 고객에게 차별적으로 보조금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통법과 무관한 미국 이통사에선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하다. 또한 이통사가 지원금을 한 번 정하면 최소 1주일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로 인해 과감한 마케팅을 진행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단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국내에서 굳이 미국에서만큼 마케팅 경쟁을 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0%대로 애플에게 뒤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70%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기존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보상 프로그램으로 최대 650달러(약 77만원)까지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다음 달 중 기존 중고가에 10만원 가량을 더 얹어주는 특별보상판매 프로그램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갤럭시S10 출시 당시 진행했던 특별보상판매 프로그램에서는 기존 중고가에 2배를 책정, 최대 37만원까지 할인해 준 바 있다.
이런 지적에 삼성전자와 이통사에선 국내와 미국의 시장 상황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20만원 상당의 갤럭시 버즈 제품을 사은품으로 주지 않는다"며 "각 국가에 잘 팔리는 방법을 찾아서 적절한 시기에 하는 마케팅 활동이라서 무조건 한국과 1:1로 비교하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단말기에 대한 마케팅은 제조사가 얼마나 지원 정책을 갖고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진다"며 "또한 국내서는 단통법 때문에 창의적인 마케팅을 하려해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일부 유통망에선 신규 가입자나 통신사를 옮기는 가입자에게 불법 보조금을 주는 등 음성적인 마케팅도 벌어진다. '싸게 파는 것도 죄'라는 소비자들의 비판에 정부는 현재 단통법 개정안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지난 2월 단통법 개정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이통3사,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는 지난달 △가입 유형별 지원금 차별 금지 개선 △법정 추가지원금 규제 확대 △공시지원금 의무유지기간(7일) 단축 등의 의견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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